일반적으로 목조건축물의 경우 늦어도 10분이면 화재 최성기에 도달하는데 이 때 화재의 연소 확산속도 및 피해면적이 급격히 증가하여 화재진화 뿐만 아니라 인명구조를 위한 구조대원의 옥내진입이 곤란해진다. 

그리고 심정지 환자의 경우 5분이 지나면 뇌손상이 시작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구급대원의 빠른 현장 도착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소방차나, 구급차는 도로법규를 지키지 않고 중앙선을 넘고, 신호를 무시해가며 매일같이 달려가고 있다.

 

초기대응의 중요성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소방서에서는 10초라도 빠르게 출동하기 위해서 차고탈출훈련과 주기적인 소방통로 확보 캠페인 실시와 더불어 각종 언론매체를 통한 홍보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도로 위를 달리다 보면 나 혼자 부르짖는 공허한 외침에 불과한 듯싶다. 길을 비켜주지 않은 것도 모자라 오히려 소방차 앞을 앞질러 가는 차가 허다하고 불법 주·정차된 차량들로 인해 소방차는 진입조차 할 수 없는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 이럴 땐 누구를 위해 소방차와 소방관이 존재하는지 의문스럽다.

 

우리 소방은 화재 등 재난현장에서 피해를 최소화 하고 생명을 구하는 것이 존립 목적이며 우리의 의무이다. 그러기 위해선 소방차 길 터주기와 소방통로 확보는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겠다. 이는 국민모두의 관심과 노력만이 해결할 수 있는 과제이며 모세의 기적이 우리에게도 결코 꿈이 아니기를 기대해본다.

소방차 길 터주기, 소방통로 확보가 이제는 소방관의 애원이 아닌 모든 국민이 당연히 해야 하고 지켜야할 의무임을 잊지 말고 소방관을 위한 소방통로가 아닌 여러분을 위한 소방통로 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고흥119안전센터 소방사  위형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