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 있는 세계 디자인 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한 축제가 지난 10일 잠실벌에서 막이 올랐다. 2010년 세계디자인수도 선정을 계기로 디자인 중심 도시로 힘차게 도약하기 위한 서울시의 21일간 대장정이 시작됐다.

이날 오전 10시에 열린 서울디자인올림픽 2008 개막식에는 로스 러브그로브 등 해외 디자인계 거장과 홍콩 디자인센터장 등 서울디자인올림픽에 참여하는 해외도시 대표, 주한대사 등 저명인사 3천여 명이 참석해 국내외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당초 잠실주경기장 특설무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이날 개막식은 갑자기 내린 가을비 때문에 실내 전시관으로 급하게 장소를 변경해 열렸다.

개회사에서 오세훈 시장은 “20년전 88올림픽의 기적을 이뤘던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오늘의 IT 기적을 이룬 열정을 모아 이제 디자인의 기적을 이루자”며 “디자인을 통해 품격 있고 매력적인 도시로 탈바꿈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에 개최되는 서울디자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가 2010년 세계디자인수도 서울의 위상을 전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개막식에는 이명박대통령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디자인과 문화를 통해 도시 경쟁력을 높이려는 서울시의 의지와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낸다”는 격려와 함께 “이번 행사를 통해 서울의 도시 브랜드 가치와 우리나라의 국가 브랜드 가치가가 함께 높아지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서울디자인 컨퍼런스, 서울디자인 전시회, 서울디자인 공모전, 서울디자인 페스티벌 등 4개 부문의 주요 행사가 열리는 서울디자인올림픽 현장에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 설계자 자하 하디드 등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을 보기위해 모여든 단체관람객과 중고생들, 컨퍼런스 참석자들로 성황을 이뤘다.

세계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디자인에 관한 열띤 토론과 발표를 이어간 서울디자인 컨퍼런스는 ‘디자인이 공기와 같이 우리 삶 곳곳을 흐르는 생명의 에너지’라는 의미를 담은 ‘Design is AIR’를 주제로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펼쳐졌다.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 교육가, 기업인 등 천여 명이 참석한 첫날에는 도시 디자인을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눴고, 11일 디자인 리더십, 12일 생태·사회적 디자인을 중심으로 산업, 정책, 교육에 관한 진지한 발표와 토론을 이어갔다.

서울디자인 컨퍼런스의 초청 강연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의 공동 설계자 패트릭 슈마허, 911 테러로 붕괴된 뉴욕 세계무역센터 자리에 들어선 빌딩을 설계한 다니엘 리베스킨트, 영국 산업디자인계의 거장 로스 러브그로브 등이 맡았다.

그밖에도 베이징 올림픽의 성화를 디자인한 중국의 야오잉 지아, 그린맵 디자인의 선구자 웬디 브라우어, 한국최초로 실리콘 밸리에 진출한 디자인회사 이노디자인의 대표 김영세, 로마건축가협회 회장 아메데오 스끼아따델라 등 국내외 디자인 석학들이 참여해 ‘Design is AIR’를 주제로 다양한 논의와 토론을 펼쳤다.

한편, 다양한 국내외 디자인작품이 전시돼, 세계디자인계의 흐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서울디자인 전시회장에도 관람객의 발길이 넘쳐났다. 잠실주경기장의 실내외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실험적 전시 방식을 채택해 시민들의 편안한 관람을 도왔다는 평이다.

특히 평소 쉽게 만날 수 없는 자하 하디드와 패트릭 슈마허의 첫 아시아 특별전을 통해 두 거장의 독특한 디자인 세계를 접한 관람객들은 놀랍고 신선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밖에 시민들이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만져봄으로써 오감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 페스티벌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 서울디자인올림픽은 앞으로 10월 30일까지 계속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