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열린마음 ․ 열린사회, 다문화사회
  • 기사등록 2013-10-17 14:45:26
기사수정
 
서울 밝은 달 아래/ 밤 늦도록 노닐다가/ 들어 와 자리 보니/ 가랑이가 넷이어라...(중략)

신라의 향가 ‘처용가’중 일부이다. 솔직하고 대담한 표현과 당시의 작품과 다른 형식 등으로 유명한 처용가는 특히 주인공 처용의 특이한 외형과 행적으로 인해 많은 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처용의 존재와 관련해 처용이 서역에서 온 이방인이라는 흥미로운 주장이 최근 몇몇 학자들에 의해 주장되고 있다. 당시 신라에는 고려의 벽란도와 같은 국제 무역항이 울산에 있었는데 이 울산항에는 당과 발해, 왜뿐만 아니라 멀리 아라비아 상인들까지 교역했다는 사실에서 서역인의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특히 당시의 신라 무역항에는 많은 외국인들이 거주했다는 것이 외국의 자료 등을 통해서도 확인된다고 한다.

사실 처용이 어느 나라 사람인가 하는 문제는 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분들 외에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이미 1000여년 이전부터 우리 나라에 다양한 민족이 유입되고 더불어 살아왔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민족이라는 개념이 생기고 또 단일 민족이 강조된 것은 국가의 독립을 지키고 주권을 강조하기 위해 비교적 최근에 생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민족이라는 개념이 우리 의식에 고정관념으로 뿌리 깊게 자리 잡으면서 국가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민족의 용광로라는 미국 등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어울려 발전을 구가하는 개방사회를 만드는 것이 21세기 글로벌 시대,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배척되어야 될 일은 아닌 것 같다.

최근 우리 농촌에 동남아 여러 국가에서 많은 외국신부들이 유입되고 있다. 한 여성단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한 농촌 총각의 1/4이 외국인 신부를 맞이했다고 한다.

우리공사에서도 농어촌에 거주하는 다문화 가정 중 우리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경제적여건 등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부부들을 위해 다문화가정 20쌍의 합동 결혼식을 지원한다.

우리 전남지역에서는 3쌍의 가정을 추천 받아 10월 1일 경기도 의왕시 본사 대운동장에서 다문화가정 합동결혼식과 이를 축하하는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가을콘서트 행사를 실시 하였다.

공사의 다문화 가정의 사랑은 지난 2008년부터 매년 다문화가정 모국방문 행사를 시작으로 발전해오다가 올해는 처음으로 합동결혼식을 올려줌으로써 다문화 가정의 화합과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 농촌에서 이들의 2세를 보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되고 있다. 문제는 단일민족이라는 고정관념과 외국문화, 특히 피부색이 다른 민족에 대한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이 심한 우리나라에 이들이 잘 정착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외국인 신부는 작게는 농촌 총각들의 천생 베필이지만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는 우리 농촌 구석구석에서 더불어 살아갈 한국인들의 어머니들이기도 하다.

이들이 우리 농촌에 잘 뿌리 내릴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농촌의 새로운 문제의 해결 뿐만 아니라 세계화 시대에 열린 사회를 만들어가는 단초가 아닐까 싶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jnnews.co.kr/news/view.php?idx=11000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이렇게 예쁜 꽃이 내곁에’ 강진 수국길축제 성황
  •  기사 이미지 ㈜금양,‘2024 부산 모빌리티쇼’통해 국내 최초 4695 원통형 배터리 장착 완성차 4륜구동 시연
  •  기사 이미지 해풍 머금은 ‘섬섬여수옥수수’ 제철 맞아
한국언론사협회 메인 왼쪽 1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