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이영노 기자] 전북대학교 이재연구소가 14일 제6회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세상에서 우리나라에는 세 가지 억울함이 있다고 하니 ‘서자가 죄 없이 버림받는 것, 부녀자의 개가를 금지하는 것, 노비가 대대로 매매되는 것’이 그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천하 고금에 없는 것인데 우리나라 풍속에만 유독 있으니 또한 어진 군자가 마땅히 슬퍼할 바이다.” - 『이재만록(頤齋萬綠)』 中
손 가는 대로 쓴 수필 형식의 산문을 의미하는 만록(萬綠). 그 중에서도 호남지역의 대표적 실학자인 이재(頤齋) 황윤석(黃胤錫) 선생이 남긴 『이재만록』에는 조선시대 철학과 사상, 정치,종교 문제에서부터 가벼운 이야기를 통한 당시의 사회상들이 생생하게 기록돼 있어 매우 귀중한 사료로 손꼽힌다.
그러나 아직까지 연구가 미진해 이재의 학문세계를 총체적으로 파악하기에는 요원한 상태다.
호남지역이 낳은 조선후기의 대표적 실학자인 이재 선생의 학문과 사상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전북대학교 이재연구소(소장 하우봉)가 학술대회를 통해 『이재만록』을 심도 있게 파헤친다.
학술대회 일정과 장소는 6월 14일 오전 10시 30분 인문대 1호관 교수회의실.
지난 2007년 설립된 이재연구소는 이재 선생의 학문과 사상의 중심이 되는 『이재난고』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며 그동안 고창군의 지원을 받아 『이재연구총서Ⅰ, Ⅱ』를 발간했고, 전북도가 지원한 번역 사업을 통해 『국역 이재유고 Ⅰ』, 『국역 이재만록(상), (중)』 등을 출판하는 등 왕성한 연구 활동을 해오고 있다.
올해 6번째로 개최되는 학술대회에서는 정읍 고암서원과 호남 낙론(洛論), 조선후기 실학자들의 음악관을 담은 악률론(樂律論)과 황윤석의 악률론, 이재 황윤석의 학문 본령과 성리학적 경세관(經世觀), 『이재만록』의 내용과 의의, 황윤석의 기문(記文) 연구 등 크게 5개 주제를 통해 이재 선생의 학문과 사상을 살핀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는 중견 연구자와 신진 연구자들이 주로 참여함으로써 호남 실학 연구의 저변을 확대하고 후속세대를 양성하며, 성리학의 바탕에서 이뤄진 호남 낙론과 성리학적 경세관, 만록의 의의, 그동안 잘 다뤄지지 않았던 기문과 음악을 살펴본다는 점에서도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하우봉 이재연구소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그동안 연구가 미비했던 이재만록에 대한 심도 있는 발표와 토론이 있을 예정이어서 호남지역의 대표 실학자가 남긴 사상을 보다 가깝고 쉽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재연구소의 최종 목표인 『이재난고』를 완역해 호남지역의 대표 실학자인 이재 선생을 연구하는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호남실학 연구 촉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