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통한의 늪, 역주행.
  • 기사등록 2013-05-22 15:16:35
  • 수정 2014-12-04 16:28:54
기사수정
 
일본의 수도 동경의 외곽지대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고속화 도로상을 이번에 신일본 회사의 사장으로 새롭게 취임한 아베라는 사람이 콧노래를 부르면서 신나게 질주하고 있습니다.

스피드의 마력에 빠져 황홀경을 넘나드는 순간에 정적을 깨고 느닷없이 아베의 처로부터 핸드폰이 울리더니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지금 엔 에이치 케이 중앙방송국에서 생방송으로 중계하고 있는데 당신이 출근하는 길목에서 어떤 미친 사람이 인정사정없이 역주행을 하고 있으니 운전에 조심하라”는 내용의 전화였습니다.

순간 아베 씨의 등골에 소름이 돋고 새삼스레 정면을 살펴보니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놀라운 장면이 목격되는 것입니다.

다급한 김에 아베 씨는 전화기에 대고 “역주행 차량이 한대가 아니고 수백, 수천 대”라고 외칩니다.

숨이 턱에 찬 아베 씨의 처는 “생방송에 중계되는 어떤 미친 사람이 바로 당신이라”고 소리치고는 그대로 혼절하고 마는 것입니다.

자신만을 정당하게 포장한 역주행은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고통의 늪으로 끌고 가는 자살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독일, 일본, 이태리 등 3국이 세계재패의 망령으로 일으킨 2차 대전이 종결 된지 불과 70여년으로 수도 없이 귀중한 생명들과 재산이 절단 나고 주변국의 고통이 지금도 뼈에 사무쳐 있음에도, 일본의 영토다툼을 넘어선 역사적 망언은 수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에는 과오를 범한 세력들에 대한 역사의 준엄한 심판이 부족 하였으며, 이에 상응한 처참한 희생과 반성이 따르지 않았다는 중대한 오류가 있었던 것입니다.

당시 승전국의 입장에 있었던 미, 영, 소. 3국은 이미 벌어진 엄청난 희생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 한시라도 빨리 전쟁을 끝내고 싶은 조바심으로, 전투력의 대부분을 그대로 유지한 채 별로 큰 희생을 치르지도 않았던 일본에 대하여 원자탄 2발을 터뜨리므로, 일본 천황의 조건 없는 항복을 받아내고는 생각보다 관대한 처분을 내리는 과오를 범했던 것입니다.

독일에 대해서는 국토의 동쪽과 서쪽을 둘로 갈라놓는 쓰라린 심판을 내려놓고서, 일본에 대해서만은 일본열도를 둘로 갈라놓기에 앞서 아무런 죄도 없이 희생당한 한반도를 일본의 계략에 말려 남북으로 가르는 분단선을 설치함으로써, 제국주의 재물로 피해를 입은 나라에 또다시 시련을 내리는 극약 처방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로부터 채 10년도 가기 전, 1950년 6월 25경에 남북으로 갈라진 한반도에서는 미국의 남북전쟁과도 흡사하게 동족이 동족의 가슴에 총을 겨누고 피를 흘리는 동족상잔의 아비규환이 벌어지며, 최소한 1천만 명 이상의 인명이 살상되고, 셀 수 없는 이산가족이 생겨난 것도 모자라 남과 북의 산야에는 그야말로 처절한 초토화의 참상이 벌어진 것입니다.

그동안 무려 35년 동안 한반도에 자라던 나무와 돌과 짐승들까지 깡그리 거두어 자신들의 배를 채웠던 일본은, 우리민족간의 전쟁을 빌미로 그 틈새를 이용하여 천문학적인 전쟁 물자를 조달하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이익으로 오늘날 경제부국인 일본의 기틀을 다지게 된 것입니다.

흡혈귀처럼 자양분을 빨아댄 것도 부족하고 자신들을 대신하여 형벌을 받도록 한 것도 모자라, 골육상쟁을 유발하여 그동안 우리의 피 값으로 호의호식을 하게 되었으면,

일말의 양심이라도 남아있는 인간으로서 고통을 주었던 사람들에게 충분한 보상과 아울러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를 간곡하게 건네면서 용서를 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입장을 바꾸어 일본이 우리와 같은 참혹한 희생을 치렀다면 어떠한 행동양상을 보이게 될지 의문이 가는데, 아마 날마다 조선인은 한사람도 남김없이 처단해야 한다고 온 지구촌이 떠나가도록 소리 지르며 소란을 피우고 있을 것입니다.

오늘날의 일본에 있어서는 수백, 수천대의 정상적인 차량들의 진행을 역주행으로 몰고 가는 비인간적인 몰상식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지난 20일경 일본의 반한시위 현장에서 “도둑국가 한국 용서하지 않는다”라는 말뚝을 한글로 적어 시위하는 사진이 언론에 보도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절도범이 일본의 사찰에서 훔쳐온 문화재를 돌려주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하여 분노하여 이를 규탄하는 내용으로 보여 집니다.

그들이 내놓으라고 주장하는 문화재는 분명히 조상들의 손때가 묻은 우리의 것이었고, 그네들이 불법적인 절차를 통하여 강제로 빼앗아 간 것을 다시 찾아왔을 뿐이기에, 우리나라의 형법에 의하면 자구를 위한 정당한 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도둑이 원주인에게 도둑이라 한다면 이세상의 모든 재물은 힘이 센 사람이 강제로 탈취하여 점유만 하면 되고 이를 되찾으려 하는 사람을 도둑이라 칭하여 그야말로 불법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이 될 것입니다.

일본인의 재산권을 전 세계인에 대하여 보장받는 근거는 건전한 인간의 상식을 바탕으로 하는 정당한 세계인의 합리적인 법 감정이 밑받침이 되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내 것은 당연히 내 것이고 네 것도 탈취하면 내 것이다”는 논리는 비약하여 “내 것도 네 것이고 네 것도 네 것이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모순과 자가당착에 빠지는 일본인의 의식구조가 한시라도 빨리 정상으로 돌아서기를 바라는 세계정의가 부르짖는 진리의 소리인 것입니다.

일부 우익 인사들은 이미 수도 없이 사죄를 하였다고 어설픈 주장을 하는데, 주변국의 압력에 마지못해서 형식적인 절차로 입에 발린 소리로 하였던 것일 뿐, 내면에서 우러나는 진정한 반성의 마음이 실려 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베는 심지어 미국의 알링턴 국립묘지나 일본의 신사와는 어떠한 차이가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합니다.

어느 민족이나 국가의 독립 또는 자유를 수호하려는 숭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한 전쟁의 희생자들과 자신들만의 야욕을 채우기 위하여 다른 나라의 영토를 침략하는 전쟁의 희생자에 있어서는 근본적인 개념의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일본은 지금도 자신들의 야욕을 채우기 위하여 일으킨 제2차 대전으로 전 세계인에 대하여 말할 수 없는 인적 물적 고통을 안겨준 사실에 대하여 진정한 인식과 자성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더구나 자신들의 잘못으로 인하여 분단된 한반도의 처절한 고통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현실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면서도, 독도가 자기네 땅이니 위안부도 자진하여 참여를 하였다는 등 이루 참을 수 없는 모욕을 계속하여 자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주변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존엄성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폭거이자, 인간으로서 지구촌의 일원으로 살아가야 할 자질을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입니다.

스스로 짓밟는 자신의 그림자는 누구의 그림자일까요.

그 무렵 가혹한 심판을 통하여 패전국으로서의 뼈아픈 책임을 물어, 우리가 임진왜란 때 당했던 귀 무덤과 코 무덤과 같은 잔학한 조치는 아니더라도, 패전국 일본으로 하여금 보다 많은 희생을 요구했더라면, 당하는 사람의 아픔이 얼마나 큰 것인지에 대하여 충분하게 느껴 오히려 진정한 반성을 하였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미, 영, 소의 열강들은 한반도를 가로 지르는 분단선을 설치함으로써 일본에게는 면죄부를 주었고, 우리에게는 대대손손이 해결하지 못하는 분단의 아픔을 안겨준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렸던 것입니다.

그러기에 참으로 아픔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들이 침략의 전범들을 영웅처럼 합장해 둔 장소에 정치적인 책임자들이 다투어 참배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신사에 참배하는 행위 자체가 언제든지 또다시 기회가 되면 다른 나라를 침략하겠다는 간접적인 의지의 표출로 보일뿐 아니라 피해를 입은 주변 나라의 국민들을 모멸하는 것입니다.

동남아 사람들을 마루타라 하여 온갖 비인간적인 만행을 저지르고 동물에 상응하는 실험대상으로 삼은 731부대의 숫자를 등에 새기고, 일본 헌법 69조를 개정하겠다는 취지의 69번을 새긴 셔츠를 입고 야구장에 나타나는 총리의 모습에서 제국주의의 화신이 부활하는 망령이 되살아나는 것입니다.

일본이 한시라도 서둘러야 할 일은, 그동안 한반도를 비롯한 동남아와 세계인에 저지른 비인간적인 악행에 대하여, 후천개벽으로 이어지는 다음세대를 향한 순간의 재앙에서 만분의 일이라도 하늘의 배려를 얻고자 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진실을 향한 보다 경건하고 진솔한 반성의 자세가 필요한 것입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jnnews.co.kr/news/view.php?idx=10121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지리산 노고단에 핀 진달래
  •  기사 이미지 보성군, 연둣빛 계단식 차밭에서 곡우 맞아 햇차 수확 ‘한창’
  •  기사 이미지 강진 백련사, 동백꽃 후두둑~
한국언론사협회 메인 왼쪽 1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