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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수 있는 도시, 먹을 수 있는 거리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01-18 07:5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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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에더블 시티(Edible City)는 다소 낮선 단어이다. 직역하면 ‘먹을 수 있는 도시’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과자 등으로 만들어진 과자 세트 등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도시농업과 관련된 단어이다.

 

미국에서는 에더블 시티(Edible City)가 다소 익숙한 단어로 2014년에 에더블 시티(Edible City)라는 영화가 개봉되었다. 앤드류 하세 감독이 연출했고 상영시간이 56분인 이 영화의 무대는 샌프란시스코, 버클리, 오클랜드의 3개 도시이다.

 

영화의 시작부에는 두 마리의 염소를 데리고 버클리의 거리를 걷는 고등학교 수학 교사가 나온다. 수학을 가르치면서 "먹는 음식이 어디에서 오는지 전하는 역할이 되고 싶다"라고 말하는 교사. 뒷마당에서 채소를 재배하고 염소와 토끼를 사육하면서 수업 중에 토끼와 놀 수 있는 시간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도시의 한가운데에 커뮤니티 농원을 운영하는 젊은이들은 신선한 식료품점에 접근하기 어려운 '음식의 사막화' 지역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시민, 재배가, 먹거리에 관한 교육을 하는 교육가 등. 한 사람 한 사람의 활동이 커뮤니티를 움직이는 힘이 되고, 사회에 변화를 가져온다.

 

경제 격차가 퍼지는 사회 상황을 배경으로 신선하고 안전한 음식을 얻기 위해 도시에서 시민 스스로가 건강하고 영양가 높은 음식을 얻는 시스템을 되찾으려고 하는 다양한 활동에 관한 일종의 도시농업에 관한 내용으로 뛰어난 풀뿌리 운동의 과정을 실감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음식의 사막', '빈곤에 의한 굶주림' 등이 심각하지 않으나 미국과 유럽 같은 선진국에서도 경제적 격차에 의한 먹을거리 빈곤이 사회적 문제로 되고 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농업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도시 농원, 커뮤니티 가든, 에더블 에듀케이션(재배부터 식탁까지 전체를 생명의 교육으로서 자리매김하는 먹거리 교육)은 도시 생활에서 음식과 농업의 연결을 되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느끼게 해 준다.

 

일본에서는 미국 영화 에더블 시티(Edible City)와 유사한 사례로 도시의 길을 먹을 수 있는 식물로 연결하는 프로젝트가 있다. 일본 지바현(千葉県) 마쓰도시(松戸市)에서 행해지고 있는 주민 참가형의 프로젝트인 에더블 웨이(Edible Way)가 그것이다.

 

마쓰도시(松戸市)의 중심부인 마쓰도역(松戸駅)에서 지바대학(千葉大学) 마쓰도(松戸) 캠퍼스까지의 약 1km의 길을 지역 주민 모두가 기른 채소나 허브 등으로 연결하려고 하는 활동이다. 길가에 놓여져 있는 것은 「EDIBLE WAY」의 로고가 새겨진 플랜터이다. 각각의 집 앞에 플랜터를 놓고 관리하는 것이다. 

 

그것은 사적인 영역이면서도 가는 사람에게도 열린 공적인 의미도 가진 것이다. 재배자는 식물에 관한 라벨을 붙이고 밖에서 보이도록 설치되어있는 것도 그러한 의도에서이다. 물주기 등의 관리는 각자 하면서 먹을 수 있는 식물이 자라는 모습은 길을 가는 사람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활동이 시작된 뒤 이웃 간에 채소가 자라는 상태에 관해 이야기할 기회가 늘었고, 플랜터에 흥미를 가진 통행인이 주민에게 말을 거는 장면도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지역과 거리에서 대화가 늘어나는 것은 서로를 알게 되고,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거리 만들기에도 기여하고 있다.

 

위의 미국 영화 에더블 시티(Edible City)와 일본의 에더블 웨이(Edible Way) 사례는 도시농업과 정원 등이 전문 농장과 별도로 조성된 정원이 아니라 도시 내와 도시인의 삶의 일부로 행해질 때 새롭게 대두되는 사회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올해 전남에서 개최되는 국제행사인 정원박람회(4-10월)와 수묵비엔날레(9-10월), 농업박람회(10월) 등에도 행사장뿐만 아니라 도시 내에서 시민들이 스스로가 식물 가꾸기에 참여하는 프로젝트가 실시되어 시민과 행사 참여자들 모두에게 건전한 사회공동체 형성과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인용자료

食べられる街(https://www.muji.net/lab/food/180221.html)

食べられる景観でまちづくり コミュニティでつなぐ緑の道/千葉県松戸市(https://localnippon.muji.com/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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