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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대비 배 품종과 지자체 독점 품종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11-15 07: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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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대만의 평야 지대에 있는 배나무에서는 꽃이 피지 않는다. 극히 일부 품종은 꽃이 피나 맛과 품질이 크게 떨어져 상품성이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매년 우리나라 및 일본에서 꽃눈이 형성된 배나무 가지를 수입해서 접목하여 배를 생산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의해 배나무에서 배꽃이 피지 않는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이를 대비한 준비는 미흡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배 명산지인 나주보다 약간 북쪽에 있는 일본 돗토리현(鳥取縣)에 있는 돗토리대학(鳥取大学)에서는 30여 년 전부터 기후변화를 대비한 배 관련 연구를 해오고 있다.

 

돗토리대학 타무라(田村文男) 교수에 의하면 배와 관련 돗토리지역에서 날씨나 기상이 예년과 달리 이상하게 나타난 것은 1990년대 말부터이며, 이후 낙엽 시기의 연장, 개화기 촉진, 겨울철 강추위에 의한 한해 등의 피해가 잦아들고 있다는 것이다.

 

돗토리대학에서는 기후변화가 더 진행되면 돗토리지역에서도 현재의 배 품종으로는 재배가 곤란 할 것으로 예측되어 저온 요구량이 적은 배 품종 육성을 진행해 오고 있다. 돗토리현 지역에서 많이 재배하고 있는 배 품종인 ‘20세기배’는 꽃눈 형성에 필요한 저온 요구량 시간이 7.2℃ 이하 기준 최저 1,200-1400시간인데, 늦가을과 겨울철 온도가 상승하게 되면 이 필수 요구시간을 채울 수 없게 된다. 그러면 봄이 와도 배나무는 꽃을 피울 수 없게 된다.

 

돗토리대학에서는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100종류 이상의 일본 배 중에서 저온 요구시간이 짧은 것을 조사했으나 불행히도 찾을 수가 없었다. 해외 유전자원까지 조사하여 20년 전에 대만에 자생하고 있는 배 중에 저온요구성이 매우 낮은 것을 찾아냈다.

 

그런데 이 대만 배 품종은 저온 요구량이 적으나 일본 배와 비교해 맛은 그다지 좋지 않아 일본 배와 같은 맛을 내는 품종이 되도록 육종하여 2대에 걸쳐 맞춘 품종을 만들었으며, 계속 진행 중이다.

 

배는 품종 육성시 1년생 식물과는 달리 씨앗을 심고 나서 개화하기까지 최소 5년, 그리고 각 개체의 과일의 맛과 특성을 비교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선발하고 또 교배하는 작업을 반복해야 하므로 매우 오랜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육종과 동시에 그것을 조기에 선발하는 DNA 마커의 개발 작업도 함께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기후변화에 대비한 품종을 만들지 않더라도 돗토리대학 등과 같이 해외에서 개발된 저온요구성이 적은 품종을 구입해서 활용하면 되지 않겠냐는 생각을 가질 수 있으나 그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품종권의 보호와 관리가 엄격해지고 있다. 특히, 일본은 포도 ‘샤인머스캣’, 고구마 ‘베니하루카’ 등이 한국 등 다른 나라에 무단 유출됨에 따라 법까지 개정해 품종권의 보호를 철저히 하고 있으며, 관련 단속·처벌을 강화하고 있다.

 

더욱이 배처럼 지역 산지간 경쟁이 심한 과일은 국가기관의 품종개발과는 별도도 지자체가 자체 육성한 품종으로 산지를 지키고, 차별화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예를 들면 일본 돗토리현(鳥取顯)에서는 ‘신감천(新甘泉)’과 ‘추감천(秋甘泉)’을, 이바라키현(茨城縣)에서는 ‘혜수(恵水)’을, 사이다마현(埼玉縣)에서는 ‘채옥(彩玉)’을, 아키타현(秋田縣)에서는 ‘추천(秋泉)’을, 후쿠오카(福岡縣)에서는 ‘옥수(玉水)’를 육성했다.

 

따라서 나주를 비롯한 배 재배 산지에서는 산지의 기후변화에 불구하고 계속해서 배산지의 명성을 지키고 발전하려면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독자적인 품종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이었어야 생존하고, 다른 산지와 경쟁에서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자료

https://adaptation-platform.nies.go.jp/articles/case_study/vol31_tottori.html(鳥取大学 梨栽培の気候変動適応策).

石河三加. . 高知市針木地区における新高梨の立地特性.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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