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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제일정보중.고 만학도 696명 입학식 - “학교에서 컴퓨터로 손주에게 편지를 보냈더니 며느리가 컴퓨터 사줘…”…
  • 기사등록 2009-04-10 10: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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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들이 공부하는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의 제24회 입학식이 3일 거행됐다. 어려웠던 지난 날, 정규교육의 기회를 놓친 성인들을 위한 중등교육과 대안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의 입학생은 총 696명이다. 중학교는 임종길 외 290명, 고등학교는 이순애 외 406명으로, 이곳에는 18세의 청소년부터 72세까지의 성인학생들이 함께 공부하고 있다.

이번 중학교 입학생 가운데 주종례 씨(68세 여)는 제일정보중고등학교 문해반에서 2년을 공부하고 지난해 2008년 5월 중학교입학자격검정시험에 합격하였다. 어린 시절 부잣집 막내딸로 태어난 주 씨는 남존여비 인습의 피해자 중 한 사람으로 오빠들 어깨 너머로 한글을 배워야했다.

같은 마을 가난한 “과부집 딸도 학교를 다녔는데” 넉넉한 생활가운데서도 주씨는 학교에 갈 수 없었다. 딸들을 학교에 보내면 연애나 한다고 믿었던 아버지는 주씨가 결혼할 무렵이 되어서야 안 가르친 것을 후회하셨다.

대학을 졸업한 경찰 공무원 남편과 48년을 살면서 항상 못 배운 것이 부끄러웠다. 자식들이 학교에서 반장 회장을 했지만 학부모로서 앞데나가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늘 뒤쳐져 있을 때의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제 당당한 중학생이 되어 하나하나 배워갈 것을 생각하니 행복하다며 건강만 허락된다면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공부해서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부설 평생교육원 문해반에서 배운 컴퓨터로 손주에게 편지를 보냈더니 며느리가 깜짝 놀라며 컴퓨터 사라고 100만원을 보내줬다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눈길을 끄는 입학생은 국가지정중요무형문화재 제8호 강강술래보유자인 박종숙 씨와 시인이며 화가인 오형록 씨가 있다. 또한 고등학교 최고령 입학생은 박미순 씨(72세 여)이고, 중학교 최고령 입학생은 박용순 씨(여 72세)이다.

김성복 교장은 입학허가서를 수여하면서 “배움에 목 말랐던 그대들, 본교에서 마음껏 공부하여 이제보다 더욱 능력있게 삶을 헤쳐 나가기 바란다.”며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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