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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행
  • 기사등록 2015-12-14 10: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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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신이 쇠락하여

잠도 없는 어둠의 터널.

가슴 치는 닭 울음에

여명이 고개 내민 새벽.

문득 귓전 울리는 새소리

바위 건드리는 잔 물결소리에

무심코 바다 위 몸을 맡기고

 

태양이 수평선 박차고

장엄한 하늘 비로소 열면,

차마 눈뜨지 못한 소경으로

유년 시절 떠 올리던 가오리연.

가여운 실타고 광대가 되어

창망한 하늘에 올라보니

어지러이 흩어진

내 삶의 편린들.

애써 그려도 흔적이 없고

그냥 지나도 보이지 않는

망망한 대해.

어찌 건너야 하는지

조각배 인양 표류하다,

댓가지 하나 주워들어

부질없이 노 저어보고,

 

큰 산, 너머

다른 동네 이야기로

가슴 한 켠 새겨 두던 소망들.

모두가 포말로 부서져 내려도

속절없이 낡아버린 목선에 기대,

지나온 날이 어디였고

가야할 곳이 어딘지도 모른 채,

하염없이 목매어

이 바다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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