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이 쇠락하여
잠도 없는 어둠의 터널.
가슴 치는 닭 울음에
여명이 고개 내민 새벽.
문득 귓전 울리는 새소리
바위 건드리는 잔 물결소리에
무심코 바다 위 몸을 맡기고
태양이 수평선 박차고
장엄한 하늘 비로소 열면,
차마 눈뜨지 못한 소경으로
유년 시절 떠 올리던 가오리연.
가여운 실타고 광대가 되어
창망한 하늘에 올라보니
어지러이 흩어진
내 삶의 편린들.
애써 그려도 흔적이 없고
그냥 지나도 보이지 않는
망망한 대해.
어찌 건너야 하는지
조각배 인양 표류하다,
댓가지 하나 주워들어
부질없이 노 저어보고,
큰 산, 너머
다른 동네 이야기로
가슴 한 켠 새겨 두던 소망들.
모두가 포말로 부서져 내려도
속절없이 낡아버린 목선에 기대,
지나온 날이 어디였고
가야할 곳이 어딘지도 모른 채,
하염없이 목매어
이 바다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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