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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고려인마을, 잊혀진 고려인 노래 구전가요 기획전 사진·육필원고·서적 등 16점 전시..정체성과 문화 뿌리 재조명 2025-05-14
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광주 고려인마을은 고려인문화관에서 디아스포라 고려인의 구전 가요를 조명하는 특별한 전시를 진행한다/사진=고려인마을 제공 [전남인터넷신문]광주 고려인마을은 고려인문화관에서 디아스포라 고려인의 구전 가요를 조명하는 기획전시를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이번 기획전은 이달 1일부터 내년 4월 말까지 1층 상설2 전시실에서 진행되며 ‘디아스포라의 실존적 상황과 그리움의 노래들’이라는 주제로 잊혀진 고려인 구전가요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전시자료는 구전가요의 역사를 증언하는 사진 6점, 작곡 노트 등 육필원고 5건, 관련 서적 4권, 신문 자료 1건 등 총 16점이다. 전시는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정체성과 문화적 뿌리를 되새기고, 구술로만 전해져온 선조들의 노래를 다시 만나는 뜻 깊은 기회로 마련됐다 


특히 이번 기획전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민족음악 복원을 위해 헌신한 두 사람의 이야기가 감동을 주고 있다. 고려극장 출신 극작가 연성용과 민요가수 안미아힐은 오랜 세월 작곡가 한 야꼬브에게 “모국어 가요가 사라지기 전에 꼭 수집하라”고 당부했다.

그 당부를 평생 마음에 품은 한야꼬브는 예순이 넘은 나이에 녹음기를 들고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등 고려인 집성촌을 찾아다니며 살아남은 구전가요들을 한 곡 한 곡 수집했다.

이후 한야꼬브 작곡가는 현재 고려인문화관장으로 재직 중인 김병학 시인과 2년여 간 공동 작업을 거쳐, 2007년 구전가요집 ‘재소고려인의 노래를 찾아서’ 1·2권을 출간했다. 이 책은 고려인 민족음악의 결정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어 두 사람은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고려사람'의 정체성을 전하고자, 2014년 김병학 시인의 노랫말과 한야꼬브의 작곡으로 ‘고려아리랑’ 을 발표했다. 이 곡은 발표 즉시 고려인 사회 전역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옛 소련 지역은 물론 한국, 독일, 캐나다 등 전 세계로 확산되며 고려인의 자긍심과 민족혼을 불러일으키는 애창곡으로 자리잡았다.

또한 작곡가 한 야꼬브는 생의 말년에 이르러 평생 몸담았던 고려극장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담아 2021년 8월, ‘영원하라 고려극장’을 작곡했다.

하지만 이 곡은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되고 말았다. 안타깝게도 2021년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로 사망했다. 그는 굳어가는 예술의 틀을 깨고 생명력 있는 민족음악으로 새 역사를 열어낸 ‘열정의 작곡가’로 기억되고 있다.

고려인마을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고려인의 구전가요가 단순한 민요가 아니라, 고려인의 정체성과 역사를 연결하는 생생한 고리임을 일깨워주는 자리” 라며 ““사라져가던 민족의 숨결이 오늘의 감동으로 되살아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고려방송: 안엘레나 (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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