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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위기,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가? - 민주당
  • 기사등록 2011-08-18 11:4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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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잠드신지 어느덧 두 해가 지났다.

당신의 일생을 통째로 바쳐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켜내신 대통령을 그리면서 다시 ‘민주주의’를 생각해 본다.

민주정부 10년을 거치면서 ‘보다 성숙한 민주주의’를 고민하던 국민들은 지금, 과거 20년, 30년 전으로 후퇴해 버린 민주주의 현실 속에서 살고 있다.

더욱이 내년 중요 선거들을 앞두고, ‘공안정국’의 회오리가 한층 단단하게 몰아닥칠 기세다.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이미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최근 몇 해에 걸쳐, 대한민국 역사의 대표적인 부끄럽고 아픈 과거인 ‘인혁당’과 ‘민청학련’ 사건의 피해자들이 무죄 판결을 받는 고무적인 일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과거사 청산’이라는 이러한 역사의 큰 흐름에 유신독재를 옹호하면서 반기를 들고 나선 일부 검찰세력이 있고, 그 중심에 한상대 검찰총장이 있었다는 개탄할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그런 전력을 가진 한상대 검찰총장의 취임 일성은 ‘종북좌익 세력과의 전쟁 선포’였다.

취임사의 상당 시간을 색깔론 처단에 할애한 검찰총장과 마찬가지로, 권재진 법무장관 역시 취임사를 통해 공안수사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나섰다.

나라의 법 질서를 바로 세워야 할 검찰총장과 법무장관이 국민의 공복으로서의 의무를 다 하는 대신 정권의 나팔수로 헌신하겠다는 공언을 한 것이다.

이는 정권 후반 대통령의 레임덕을 공안 통치로 덮고 가겠다는 의도임이 명백하다. 우리가 내년 선거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최근 정치권과 시민단체, 국민 여론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가보훈처가 절차와 정당성을 무시한 엉터리 심의를 거쳐 ‘군사쿠테타’ 주역인 안현태 전 청와대 경호실장을 국립대전현충원에 기습 안장한 사건이 발생했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과 5공 세력의 국립묘지 안장을 위한 길 터주기라는 분석이 설득력있게 들린다.

민주시민에게 총칼을 들이댄 5.18 가해 당사자를 국립묘지에 안장한 것에 대한 비통함에 빠져 있는데, 또 며칠 전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자신의 회고록에 “5.18 광주민주화 운동의 진범은 유언비어”라는 망언을 담은 사실이 알려졌다.

수많은 광주시민들을 총칼로 학살한 책임자가 자신의 범죄에 대해 사죄는 못할망정 역사를 왜곡하는 망발까지 해대는 것이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또 지난 주말, 백주에 제1야당의 최고위원인 정동영 의원에게 백색테러가 자행됐는데도 경찰이 유야무야 방치한 사건 역시 정부의 공안 의도와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최근 발생하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이 단지 ‘우연의 일치’라고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손발을 묶는 공안 통치로 자신의 잘못을 무마하려는 시도를 해서는 결코 안 된다.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하면 시장경제는 발전할 수 없고, 경제도 사회도 문화도 모두 후퇴할 수 밖에 없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영면하신 오늘, 정부와 국민 모두가 민주주의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 깊은 날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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