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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장례 제단 역사와 주류가 된 생화 꽃장식 제단 - 퓨너럴 플로리스트, 경영학박사 이윤희
  • 기사등록 2024-06-09 09: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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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일본의 장례에서 꽃장식은 일반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꽃장식이 장례의 여러 과정에서 사용되는 가운데 특히 제단장식에 많이 이용됨에 따라 일본 장의 꽃장식 문화를 이해하려면 우선 일본의 장례 제단에 대해 이해가 필요하다.

 

국어사전에 의하면 제단(祭壇)은 ① 제사를 지내는 단, ② 미사를 드리는 단, ③ 제물(祭物)을 바치기 위하여 다른 곳과 구별하여 마련한 신성한 단(壇), ④ 여러 종교에서 의례의 중심을 이루는 곳이다. 일본 장례식에서 제단은 고인 공양을 위해 장례식 회장(會場) 앞에 설치되는 단으로 종교·종파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전통적인 장식과 규칙이 정해져 있다.

 

종교를 가진 장례에서는 종교의식의 제구(祭具)로서의 역할을 한다. 종교로는 불교, 신도(神道; 일본의 고유 민족 신앙으로, 선조나 자연을 숭배하는 토착 신앙이다. 태평양전쟁 패전 이전까지 일본이 국교로 내세웠다), 기독교 등이 대표적이며, 종교 제단에서는 반드시 그 종교의 심볼을 설치하므로 제단이 장례식의 분위기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 장례에서 제단은 장례식을 하지 않고 곧바로 화장(火葬)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이 사용되고 있는데, 현재와 같은 제단의 사용 역사는 제2차 세계대전 전후이다. 현재와 같은 제단이 사용되기에 앞서 도쿄에서 장례식 제단은 관 앞에 두께 1.5cm의 백목판(白木板)으로 폭 90~120cm, 높이는 45cm의 것을 놓고, 그 위에 향로와 촛대, 사잣밥과 마쿠라당고(枕団子, 둥글게 만든 떡류)'를 올려놓았다(山田慎也. 2001. 死をどう位置づけるのか : 葬儀祭壇の変化に関する一考察. 国立歴史民俗博物館研究報告 91:119-136.). 이때의 제단은 장식적인 성질이 거의 없었다.

 

도쿄 등 도시에서는 1920년대에 고별식(告別式)이 생겨났으며, 1단의 백목판(白木板)은 점차 높이가 높아진 것과 함께 상가의 희망이나 장식을 하는 방의 배치, 천장의 높이 등에 맞추어 3단, 4단, 5단이라고 하는 홀수 단이 조립되게 되면서 백목제단(白木祭壇, 시라키제단, しらき祭壇)이라고 칭하게 되었고, 가격에 따라 다양해졌다.

 

1939년 도쿄 장제구 상업조합이 발행한 ‘장식 사진첩(飾付写真帖)’에서는 제1호로부터 제5호까지 제단의 등급별로 사진, 그 내용물의 내역과 단가 및 총액이 기재되어 있다(山田慎也. 2013. 消費社会における私らしい死と葬儀の模索. 生協協同組合研究 450:5-11). 위의 모든 제단에는 흰색 천을 깔았기 때문에 흰천제단(白布祭壇, 시라부제단)이라고도 불렸다.

 

흰천제단은 1950년대 말까지 사용되다가 제단에 비해 고급스러움을 주기 위해 흰천 대신 금실을 씨실로 하여 무늬를 놓은 화려한 비단(金欄)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제단의 겉 천만 바뀌었을 뿐 제단에는 특별한 디자인이 없었고, 제단은 단지 도구들의 모음에 불과했다. 

 

1950년대 후반에는 일본 전국을 대상으로 한 장의용품업체가 생겨나 제단 메이커를 만들게 되었다. 고별식(告別式)은 지방으로 침투되면서 장의 제단은 지방에도 도입이 되었다. 그러한 제단을 공급하기 위해 1970년대는 장의 업자가 지방에까지 생겨나기 시작했다.

 

한편, 일본이 고도 경제 성장기(1956-1973)에 접어들자 좀 더 고급스러운 제단을 원하는 일반 소비자들의 요청이 있었다. 이에 따라 제단 흰색 천이나 고급스러운 비단 대신 조각판자로 제단을 만든 제단이 등장했다. 조각의 모티브는 연꽃, 국화, 왜가리, 봉황 등 꽃과 새뿐만 아니라 용, 선녀 등이 포함되었다. 제단은 더욱더 발전해 과거 관을 운반하는 데 사용된 가마 형태로 만들어졌다. 이 중에는 실제로 관을 담을 수 있는 제단도 만들어졌는데 명칭은 시라키제단(白木祭壇)으로 불린다.

 

시라키제단에는 다양한 디자인이 있어 금액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주로 불교식 장례에서 사용된다. 제작은 장례식마다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비품으로 장례업체가 제공하고 있다.

 

일본 장례에서 제단은 위의 시라키제단(白木祭壇)과 그 이전의 제단 형태인 제단 그리고 생화제단으로 구분하는 것이 가능하다. 종교에 따라서는 불교제단, 신도(神道)제단, 기독교 제단으로 구분할 수 있다. 불교제단은 대부분 시라키 제단이 사용된다. 신도제단은 시라키 제단이 이용되지만, 쌀이나 술, 소금, 과실 등을 제물로 바치는 등 장식품과 제물은 불교와 다르다.

 

기독교 제단은 가톨릭과 개신교라는 종파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주로 교회에 상설된 제단을 사용한다. 십자가를 장식하고 주변에 생화, 양옆에 촛불을 배치하는 등 비교적 간단한 제단이다.

 

제단에서 꽃의 사용은 시라키제단 사용 초기에는 조화(造花)를 조금 사용하다가 이후 생화가 조금씩 사용되었다. 기독교 제단에서는 생화가 사용되는데, 기독교 인구 자체가 매우 적은 편이다.

 

일본에서 장례 제단은 위와 같이 전통적으로 시라키제단이 사용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80% 이상이 꽃제단(생화제단)이 이용되고 있다. 생화 제단의 확산 배경에는 종교와 무관하고, 제단을 통해 고인다움을 연출할 수 있고, 장례식이 소규모화가 되어가고 있는 것의 영향을 받고 있다(이윤희. 일본 장례에서 생화제단의 꽃장식 발달 배경. 전남인터넷신문 2024.6.6.).

 

일본 장례에서 생화제단이 주류가 된 것과 함께 ‘다양화’가 키워드가 되어 꽃의 종류나 형태도 늘어나고, 고인이 좋아하는 꽃이나 생애 등을 표현한 꽃 제단 등 고인다움을 나타낸 제단의 디자인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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