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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의 탄소발자국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4-02-05 09: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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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도시에서 빈 공간에 식물재배하고 텃밭을 가꾸는 것은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아왔다. 화분이나 생선 박스 등에 상추, 고추, 파 등을 심어서 이용하는 것을 특별하지 않으면서도 도심 생활에서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취미 생활이다. 이처럼 도시에서 작물을 심고 이용하는 것은 도시농업의 일한으로 주목받아 왔다.

 

도시의 집안이나 밖에서 소소하게 작물을 심고 가꾸었던 도시농업은 이제 상업적인 용도로 확대되고 있다. 도시화는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인구가 2천만에서 3천만 명이 넘는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의 거대 도시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다.

 

도시화가 진행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농산물의 생산지와 멀어지고, 그에 따라 도시에서 가까운 곳에서 농산물 생산을 위한 도시농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것이 국제적은 추세이다. 아시아의 홍콩,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유럽의 여러 나라가 도시에서 대규모 농산물 생산을 하기 위한 시설에 투자하고 관련 자재를 개발해 오고 있음에 따라 도시농업은 과거와 다른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도시농업은 참여자들이 내 손으로 신선 채소 등을 재배하고 수확한 것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얻은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경제적 효과와 함께 공익적 가치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농업 규모와 환경 그리고 도시 여건이 다른 외국에서도 도시농업의 효과는 우리나라에서 강조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외국의 대도시에서는 도시농업이 대규모 농산물 생산을 하는 방향으로 활성화되면서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의 우선순위는 도시에서 식량 공급과 탄소발자국이다. 가까이에서 먹을 것을 생산하므로 농산물의 운송 거리가 짧고, 그에 따라 탄소발자국이 적다는 것이다. 또한 생산자가 도시에 있으므로 신뢰도가 높으며, 식량 공급 시스템의 마비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중에서 탄소발자국은 지구 온난화, 탄소중립과 결부되면서 도시농업의 큰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는데, 미시간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도시 농장에서 재배된 과일과 채소는 기존 농산물보다 탄소 배출량이 6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농업이 바로 옆집의 기후 킬러인셈이다.

 

미국 미시간대학의 제이스 호슨(Jason Hawes)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및 폴란드의 73개 도시 농장과 정원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농장의 재료와 활동을 포함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계산하고 이를 기존 방식으로 재배된 농산물과 비교했다. 평균적으로 도시 농장에서 생산된 식품은 1회 제공량당 0.42kg의 이산화탄소 등가물(CO2e)을 생성했는데, 이는 1회 제공량당 기존 재배 농산물(0.07kg CO2e)보다 6배 더 많은 수치이다.

 

도시농업의 탄소발자국이 많은 원인은 인프라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도심에 꾸며진 정원, 화단시설 10년 정도만 사용되고 운영되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전남 몇몇 지역을 살펴볼 때 다르지 않다. 도시재생사업 등을 하면서 보기 좋도록 데크, 화단시설 등을 설치하고, 사업 기간이 종료되면 방치되어 철거되는 등 볼거리 위주와 행정 편의주의의 영향이 크다.

 

미시간대학 연구팀은 도시농업에서 탄소발자국을 줄이려면 시설 등을 멋지게만 만들려고 하지 말고 재사용할 수 있는 것들을 활용하고, 가능한 오랫동안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도시의 폐기물을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모색도 제안했다.

 

연구진은 또한 도시농업에 참여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신 건강 및 영양상의 이점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도시농업의 분명한 이점이나 탄소발자국이 높게 되면 긍정적인 효과가 묻힐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우리나라 도시농업에서도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함께 연구되고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자료]

Jason et al. 2024. Comparing the carbon footprints of urban and conventional agriculture. Nature Cities 1:164–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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