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인도양의 진주'로 알려진 매혹적인 섬나라 스리랑카는 세계 4위의 차 생산국이다. 19세기 영국인이 도입한 차 산업은 스리랑카를 차 생산 대국으로 만들었다. 생산되는 차는 연간 3억 4천만 킬로그램이며, 차 산업계에서 고용인원은 100만 명 정도이다. 2022년에 차 수출로 인한 수익은 약 12억 6천만 달러에 달했다.
스리랑카 경제에서 차 산업은 매우 중요하나 국가도 가난하고 차밭에서 일하는 사람도 가난하다. 스리랑카는 2022년 5월 공식적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져 현재, 국제통화기금(IMF)의 금융지원을 받아 경제회복을 모색하고 있다.
국민의 빈곤율은 높아 2022년 기준 25%가 빈곤 속에 살고 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어 식량과 기타 필수품을 감당하기가 어려워 아주 적은 돈으로 생활하고 있다. 차 농장의 빈곤도 예외는 없다. 차 농장의 빈곤 수준이 높은 이유는 세대별 빈곤, 업계의 제도적 시스템, 교육에 대한 접근성 부족 등 다양하고 복잡하다.
게다가 차밭에 일하는 사람들의 인건비도 낮아 일당은 1,000루피이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4,000원 정도인데, 이것도 하루에 최소 18kg의 차를 따고 한 달에 최소 일수 동안 일해야 가능하다. 차를 열심히 재배하고 수확을 해도 가난한데,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케냐, 인도, 인도네시아와 같은 국가가 차 산업을 적극 육성함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제 시장에서 스리랑카 차의 점유율이 감소하고 가격이 저렴해졌다. 스리랑카의 주력 차 상품인 홍차는 서구 사회에서 슈퍼마켓에서 판매됨에 따라 소비는 늘어났으나 가격은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며 경쟁도 치열하다.
2021년 영국에서 수입된 차의 59%는 케냐산이었으며, 가격은 실론 차 프리미엄보다 훨씬 낮아 kg당 2.20달러에 구매되었다. 미국에서 수입되는 차의 45%는 아르헨티나 산이었으며, kg당 평균 1.24달러에 구매되었다.
개발도상국에서 생산된 차들이 슈퍼마켓에서 저렴하게 판매되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낮은 반면에 선진국에서는 차와 기타 상품을 포장 상품으로 전환하여 수십억 달러를 벌고 있다. 예를 들어 독일은 차와 커피 가공을 통해 연간 54억 유로(약 60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한다. 이것은 스리랑카의 2022년 차의 총 수출 금액 대비 4.8배 정도 되는 금액이다.
이에 따라 스리랑카는 물론 인도, 케냐, 탄자니아 등 차 생산 국가들이 차를 가공하기 위한 인프라와 자유 무역 지역에 투자하고 있다. 인도 북동부에 있는 서벵골주(West Bengal)에서는 지난해 12월 콜카타 항구에 10~12에이커 규모의 차 블렌딩, 포장, 수출 및 물류 허브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 관계자는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은 발라가르(Balagarh)의 항구 관문 근처에 위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냐의 몸바사 차 경매(Mombasa Tea Auction) 근처에도 유사한 시설 건설이 진행 중이다. 지난달 새로 출범한 탄자니아 차 경매(Tanzania Tea Auction)는 우간다, 르완다를 포함한 주변 국가에서 배송되는 차에 부가가치를 더하기 위해 다르에스살람(Dar es Salaam)의 창고 단지에서 운영을 시작했다.
스리랑카는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주요 수출 목적지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홍보와 수출을 위한 판촉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차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포장 상품 가공 및 차 중심의 경제 개발 지역 설립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 이후 외환위기, 국가부도 등 어려운 경제 상황에 처해 있는 섬나라 스리랑카. 경제 부활과 차 산업의 발전을 위해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차의 부가가치 향상이다. 차 관련 상품의 개발, 차의 대중화, 부가가치 향상 과제는 스리랑카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남의 차 산지도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하겠다.
[자료출처]
Jess Wilkinson. 2023. Poverty in the Tea Estates in Sri Lanka. BORGEN(SEPTEMBER 18, 2023).
허북구. 2022. 스리랑카 홍차의 눈물. 전남인터넷신문 농업칼럼(2022-08-30).
허북구. 2022. 스리랑카 유기농업이 실패한 이유. 전남인터넷신문 농업칼럼(202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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