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박종철인권상은 2003년부터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지키고자 헌신해온 개인 및 단체를 선정하여 시상하고 있으며 2023년 열아홉번째 수상자로 “박김영희” 장애인자별금지추진연대 상임대표를 선정하였다.

위 수상자는 1995년 장애여성모임 ‘빗장을 여는 사람들’로 처음 활동을 시작하여 장애여성공감 창립멤버로서 장애여성운동을 시작하였으며, 1997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장애여성 리더쉽포럼에 한국대표단 단장으로 참여하면서 한국 여성장애인의 상황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국제적인 여성장애인단체들과 교류하고 다른 나라의 장애인권 상황에 대하여 다시 국내에 알리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심사위원회는 장애인이동권쟁취투쟁,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등을 위한 30여년의 활동을 통해 장애인권의 주요의제들을 사회적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내는 일에 비견할 바 없이 큰 기여를 하였음을 인정하고, 장애인권운동에 전념하면서 한국의 인권운동사에 큰 업적을 남긴 박김영희 대표를 수상자로 선정하였음을 밝혔다.

시상식은 12월 21일(목) 오후2시, 공간새길(서울 중구 의주로1가, 25-10 바비에2 지하1층 101호)에서 개최된다.

[심사평]

제19회 박종철인권상 수상자로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상임대표를 선정하며

제19회 박종철 인권상의 심사는 안타까움 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인권이 희망을 향한 전망이 아니라 고통의 대체표현으로 자리해야 하는, 암울한 현실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인권상 후보의 추천 또한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하나하나의 업적은 저희의 심사가 감히 값할 수 없을 만큼 높은 가치를 지닌 것이었습니다.

쉽지 않은 평가와 깊은 토론 끝에 저희 심사위원회는 장애인권운동에 전념하면서 한국의 인권운동사에 큰 업적을 남기신 박김영희 선생님을 수상자로 선정하였습니다. 박김영희 선생님은 이동권투쟁 등 장애인권의 주요의제들을 구성하고 이를 사회적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내는 일에 비견할 바 없이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다양한 차별 양태들이 복합적으로 집중되었던 장애여성의 인권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박김영희 선생님은 인생의 전반에 걸쳐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찾아 내고자 하였습니다. 자신이 가진 권리를 갖지 못한 이들에게 스스로를 주어로 말할 수 있게 하였고, “우리를 위한 법은 없다”고 말하기 전에 우리의 일상을 나눌 수 있는 삶의 공동체를 구성하게끔 하였습니다.

박김영희 선생님에게 인권운동이란 투쟁이기 이전에 주체화여야 했고, 적대의 전선보다는 경합의 연대가 우선해야 했습니다. 박김영희 선생님의 긴 생애사에서 인권운동이 끊임 없이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이 때문이었습니다. 빼앗긴 인권을 아쉬워 하기 전에 그 인권을 위하여 싸우는 대항적 공중을 창출하는데 앞장섰던 것입니다.

그러기에 제19회 박종철 인권상은 포상이 아니라 배움을 청하는 의례가 됩니다. 잃어버린 인권을 찾아나서는 우리가 아니라, 인권을 선언하며 인권을 구성하는 우리가 되기 위해 박김영희 선생님과 함께 하는 그 인권상의 기치 아래 모이고자 하는 것입니다. 인권이 의미를 가지는 때는 우리 시민들이 그것을 정치적으로 실천하는 경우뿐입니다. 그 당찬 가능성을 함께 나누어주신 박김영희 선생님께 축하와 함께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2023. 12. 21.

박종철인권상 심사위원회

위원장 한상희, 김형완, 문경란, 박래군, 이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