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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에게 녹차는 금지 음료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12-15 09:4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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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인간에게 녹차는 익숙하나 개에게는 위험한 음료이다. 녹차에 많이 포함된 카페인과 옥살산은 반려견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 2008년에 유럽식품안전기구(EFSA)는 동물 사료에 바람직하지 않은 물질로서 테오브로민(theobromine, 이전 명칭은 잔테오스: xantheose)에 대한 과학적 의견서를 발표했다. 테오브로민은 초콜릿에도 포함된 카페인의 대사물이며, 개는 설치류보다 민감하다고 보고되었다.

 

녹차 카페인에는 중추신경을 자극하고 흥분시키는 작용이 있다. 인간이 차나 커피를 마시면 졸음이 덜 오는데 이것도 카페인의 효과이다. 카페인은 아데노신(adenosine)이라는 신경전달물질과 구조가 비슷하다. 구조가 비슷하나 아데노신은 카페인과는 반대로 신경을 진정시키거나 수면을 유도하는 작용을 하는 물질이다.

 

아데노신은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하여 신경을 흥분시키는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 도파민(Dopamine) 등의 물질 방출을 억제한다. 그런데 카페인을 섭취하면 아데노신 수용체는 구조가 비슷한 카페인을 먼저 수용한다. 따라서 아데노신의 작용은 저해되어 신경이 흥분하게 된다는 것이다.

 

인간도 카페인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카페인을 과잉 섭취하면 중추신경계의 자극에 의한 현기증, 심박수의 증가, 흥분, 불안, 떨림, 불면증, 설사, 메스꺼움 등의 건강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2001년 임산부에게 커피를 하루 3~4잔 이하로 미실 것을 권장했다. 캐나다 보건부에서는 임산부뿐만 아니라 어린이와 일반 건강한 성인에게도 카페인의 권장 섭취량을 정하고 있다. 카페인은 인간이 적절히 섭취하면 큰 문제는 거의 없으나 과잉 섭취가 우려되는 성분이다.

 

인간보다 몸이 작고 카페인에 민감한 개는 카페인이 포함된 녹차를 먹게 되면 건강에 위험이 된다. 카페인에 의한 개의 치사량은 체중 1kg당 150mg 정도이다. 4kg 토이 푸들(Toy Poodle)의 경우 600mg을 섭취하면 위험하다. 녹차의 경우 100mL 당 20mg의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단순 계산으로 녹차의 치사량은 3,000mL(3리터)가 된다.

 

현실적으로 3리터를 일부러 먹이지 않는 한 죽음에 이르는 확률은 낮으나 위험한 성분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중증화되기 때문에 녹차를 먹었을 때는 바로 동물 병원에 연락해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개가 카페인이 들어있는 차를 마시고 중독을 일으켜 나타나는 증상에는 흥분, 심박수 증가, 현기증, 불안과 불면, 떨림, 설사, 구토, 요실금, 간질 같은 발작, 경련 등이 있다. 이 중에서 떨림이나 간질 같은 발작, 경련 등의 증상이 보이는 경우는 긴급성이 높은 것이므로 서둘러서 동물 병원에 연락해 상담을 받고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

 

녹차에는 카페인 외에 약 1% 정도의 옥살산이 포함되어 있다. 옥살산은 칼슘과 결합해서 옥살산 결석(요석)의 원인이 된다. 이 질환은 재발률이 높으므로 특히 옥살산칼슘 요석증 병력이 있는 반려견은 녹차를 먹는 일이 먹도록 해야 한다.

 

녹차는 인간에게 좋고, 친근한 식품이며, 누군가와 함께 마시고 싶은 차이다. 그런 생각을 갖고 반려견에게도 녹차를 주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반려견은 인간과 달리 카페인에 대한 감수성이 매우 높아 중독을 일으키기 쉬우므로 금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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