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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새해 떡국과 쌀소비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01-02 07:5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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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시작되었다. 새해의 기준은 1월 1일로 태양력에 의한 것이다. 


태양력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태양의 운행을 기준으로 만든 역법이다. 그 기원은 BC 18세기경 이집트에서 1년 365일의 태양력을 만든 것이다.

 

태양력의 상대적인 것에는 태음력(음력)이 있다. 태음력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기원전 3000년께 달이 차고 기우는 주기에 따라 달력을 만든 데서 유래된 것이다. 태음력으로 1년은 354일로 태양력과 태음력 간에는 1년에 11일 그리고 3년에 약 1개월의 편차가 생긴다. 따라서 태음력을 사용할 경우 3년에 1회 정도 13개월을 1년으로 해서 태양력과 맞추고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 대만, 몽골, 베트남 등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는 과거에 음력(태음력)을 사용했다. 음력은 1644년 청나라에서 제정한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1896년부터 음력 대신 태양력을 공식적인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1872년부터, 중국과 대만에서는 1912년부터 태양력을 사용하고 있다.

 

아시아의 나라들 대부분이 공식적으로는 태양력을 사용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지에서는 음력 1월 1일을 휴일로 삼고 있으며 새해가 시작되는 명절로 삼고 있다. 일본에서는 1872년부터 양력 1월 1일을 명절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생일 등을 음력으로 기념하고 있으며, 음력 기준으로 이사, 집들이 등을 택일하고 있으며, 바닷일을 하는 사람들은 음력을 중요시하고 있다. 특히 음력 1월 1일은 설날로 제일 큰 명절이며, 새해 인사와 덕담을 주고받는 풍습이 지금도 양력 1월 1일 이상으로 행해지고 있다.

 

설날의 대표적인 음식에는 떡국이 있다. 떡국은 가래떡을 얄팍하게 썰어서 장국에 넣어 끓인 것이다. 가래떡에 사용되는 쌀은 떡이 국물에 잘 풀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찹쌀이 아닌 멥쌀을 사용한다.

 

가래떡은 조선 시대 때는 동그랗게 썰어서 떡국을 끓여 먹었다는 기록이 있으나 1910-1920년대에 발행된 요리책에는 가래떡(떡국떡)을 비스듬하게(어슷하게) 썰어서 이용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가래떡을 비스듬하게 썰면 외관적으로 푸짐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맛의 측면에서는 떡국의 표면적이 넓어지고 이것이 뜨거운 국물과 닿는 면적이 커지면서 양념 국물과 접촉 면적이 넓어져 국물맛이 쉽게 스며들고, 쌀 속의 전분의 호화가 쉽게 되어 단맛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떡국에는 ‘한 그릇에 한 살’이라는 상징성이 있어 음력 설날에는 반드시 먹어야 하는 설날 음식으로 정착되어 있다. 그런데 실질적인 새해 기준이 양력 1월 1일이 됨에 따라 매년 양력 1월 1일은 새해 첫날을 맞이하기 위한 해맞이 행사가 곳곳에서 많이 치러지고 있다.

 

해맞이 행사가 치러지는 곳에는 새해의 상징 음식인 떡국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해맞이가 있는 명소에서는 식당뿐만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떡국을 준비하여 방문객들에게 제공하는 곳들도 많다. 새해맞이는 양력 1월 1일과 음력 1월 1일로 중복이 되는 가운데 1월 1일에 떡국을 먹는 문화는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것은 쌀의 소비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쌀의 소비는 줄어들고 빵의 소비는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해에 해맞이를 하면서 가족들이 떡국을 먹는 것은 어린이에게 쌀음식(떡국)을 먹을 수 있는 기회 제공과 경험 축적에 의한 쌀소비 촉진 계기 마련이 될 수 있다. 또한 쌀 식용문화를 가진 민족으로서 정체성을 함양하는 기회가 된다.

 

2023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곳곳에서 떡국 나눔 행사가 있었다. 그러나 쌀의 소비 문제와 쌀 식용문화의 경험 축적에 따른 정체성 함양 등 농업과 문화 측면에서 떡국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은 크게 부족해 아쉬움이 컸다. 요즘 쌀의 소비 촉진의 농업의 한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설날의 떡국, 가래데이의 떡국, 해맞이의 떡국에 이르기까지 쌀소비와 연계하고 기념일을 활용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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