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전남지역 여러 곳에 눈이 잔뜩 내린 날이다. 눈으로 인해 시금치, 파, 배추 등 겨울 채소가 눈 속에 파묻혔다.
눈 속에 갇힌 채소들은 곰이나 다람쥐가 동면한 것처럼 보인다. 강추위로 인해 얼어 버릴 것 같은 걱정이 앞서나 추위로부터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서 지난 늦가을부터 수분을 줄이고 당분을 늘려 났을 것이다.
채소에 함유된 수분 중에 당도가 높아지면 어는 점이 낮아지고 웬만한 추위는 견뎌낸다. 물은 0℃에서 얼지만 설탕을 첨가한 설탕물은 0℃ 이하가 되어도 얼지 않는 원리와 같다. 당도가 높아진 겨울 채소는 추위를 견뎌 내기 위한 목적으로 당분을 축적해 놓은 것인데, 이것은 자연이 만든 당으로 달고 맛있다.
식물은 추위에는 스스로 살아남으려고 당도를 올리고, 벌레로부터는 자신의 몸을 지키려고 쓴맛이나 독성물질을 함유한다. 식물이 이처럼 자신을 지켜내고 살아남는 것은 ‘생명의 힘’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생명의 힘’은 영양성분처럼 수치로는 밝히지 못하나 변화무쌍한 자연에서 살아남고, 순응하면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이 된다.
눈 속에 갇힌 채소처럼 겨울 추위를 견뎌내고 있는 채소는 당도가 증가해 맛있게 되며,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겨울철에 먹으면 몸에 좋은 것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가령, 겨울철에는 온도가 낮아 신체활동이 떨어지고, 소화가 잘 안 되는 등 위장이 쇠약해지기 쉽다. 이때 소화를 촉진하는 분해 효소 아밀라아제가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어 무를 먹으면 위장기능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카로틴, 비타민 C가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겨울 배추는 감기 예방에 좋다. 겨울철 눈 속에 파묻혀도 싱싱하게 잘 자라는 파에는 황화알릴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이것은 비타민 B1의 흡수를 높이고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파는 혈행을 촉진하는 작용도 있으므로 감기 기분을 들 때 식용하면 든든한 재료라고 할 수 있다.
시금치는 일년내내 재배되고 있는데, 겨울에 노지에서 자라는 것을 채취하면 여름에 채취한 것보다 단맛이 강할 뿐만 아니라 비타민 C가 3배 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겨울을 지나 이른 봄이 되면 머위, 씀바귀 등의 봄나물과 채소 싹이 올라오는데 쓴맛이 강하다. 그 쓴맛은 겨울 동안 몸에 모인 노폐물을 배출해 몸을 각성시켜 준다. 그리고 여름이 되면 토마토와 오이, 가지 등 여름 채소는 더위로 피로해지기 쉬운 몸의 열을 취해 수분을 보급하는 역할을 한다.
결국 겨울 채소는 겨울에, 봄 채소는 봄에, 여름 채소는 여름에 우리 신체 리듬에 맞는 성분과 역할이 많으며, 생명력을 갖고 있으므로 제철 채소는 우리 몸이 자연의 리듬을 되찾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할 수가 있다.
전남지역에도 많은 눈이 내렸고, 수은주가 많이 떨어졌다. 해남 겨울 배추, 신안 시금치 등 겨울 채소 산지에서는 강추위에 채소의 동사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때이다. 동시에 추위를 견디고 있는 겨울 채소가 갖는 장점을 소비자들에게 최대한 알리고 홍보해서 매출 향상과 연결되고 생산성이 높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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