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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치기현의 딸기 왕국 수성 전략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11-23 07:4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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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일본에서 딸기 최대 산지는 도치기현(栃木縣)이다. 도치기현의 딸기 생산량은 1968년 이후 지금까지 전국 1위를 자랑하고 있는데, 일본에서 재배종의 딸기가 처음 도입된 곳은 나가사키현(長崎県)이다.

 

에도 시대(1615-1868년) 말기에 네덜란드에서 도입된 재배종 딸기는 1887년경 품종 개량이나 재배법이 확립되어 시즈오카현(静岡県) 등 도시 근교의 온난한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재배가 시작되었다. 이후 10년 정도 지나서는 초여름의 과일로 유통되었다. 1935년 전후에는 일본 각지로 보급되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도치기현(栃木縣)에서 딸기 재배는 미미했다.

 

일본 농수산성이 1934년에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관동의 6부현(府縣) 중 재배 면적이 최대였던 이바라키현(茨城縣)은 160ha인데 비해 도치기현은 8ha로 재배 면적이 가장 작았다. 이후 전쟁의 영향으로 딸기의 재배는 제한되거나 중지되었다.

 

전쟁이 끝나고 1950년경부터 각지에서 딸기 재배가 재개되면서 도치기현은 딸기 재배 면적이 크게 증가했고, 1968년에는 딸기 수확량이 일본 제일이 되었다. 그 배경에는 니아타이치로(仁井田一郎)라는 농업연구가의 열정이 있었다.

 

니아타이치로는 농가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 벼를 수확하고 나서 후 작물을 찾던 중 딸기를 알게 되었다. 당시의 딸기는 온난한 시즈오카현(静岡縣)이나 가나가와현(神奈川縣)에서의 노지 재배가 주류였다. 니아타이치로는 시즈오카에서 8개의 모종을 가지고 와 심어 보았지만 실패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가나가와의 딸기 농가를 직접 방문해 기술을 배워 1955년경에는 도쿄에 출하할 수 있게 되었다.

 

니아타이치로는 연구를 거듭해 딸기 모종을 산 올리기 재배하는 고냉지 육묘를 시도했다. 그 덕분에 1965년경에는 기존 5-6월에 출하하는 딸기를 2월에 출하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신품종 개발이 이어져 도치기현농업시험장(栃木縣農業試験場)에서는 신품종 여봉(女峰)을 개발해 크리스마스 시기에 맞춘 출하가 실현되었다. 1987년에는 야냉육묘시설이 시설이 도입되면서 출하 시기는 11월 상순까지 빨라져, 딸기의 수확량은 현격히 올랐다. 현재 일본 재배 면적의 30%를 차지하는 ‘도치오토메(とちおとめ)’가 동 시험장에서 태어난 것은 그 후이다.

 

도치기현 농업시험장에서는 2008년에 전국 최초의 ‘딸기연구소’를 개소해 딸기 농가와 함께, 매일, 품종이나 재배 방법의 연구와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홍보와 품질 관리를 하고 유통은 JA가 담당해 ‘딸기 왕국 도치기’를 지지하고 있다. 

 

도치기현은 최근 향후 10년간의 새로운 ‘딸기 왕국 도치기’ 전략을 세우고 발표했다. 그 내용의 핵심은 ‘도치아이카(とちあいか)’품종의 비율을 2027년까지 현재의 10%에서 약 80%로 늘릴 계획이다.

 

‘도치아이카’는 ‘도치오토메’보다 신맛이 적고 단맛이 두드러지며, 한 알의 평균 무게는 20g으로 ‘도치오토메’의 16g에 비해 크다. 질병에도 강하고, 단위 면적당 수확량은 ‘도치오토메’보다 30% 가까이 높다. 과일의 표면이 단단하므로 유통과정에서 손상이 적다.

 

‘도치오토메’의 품종 등록은 1996년에 한 것으로 15년간의 등록 기한이 만료된 2011년 이후부터는 전국에서 재배가 가능해졌다. 반면에 ‘도치아이카’는 도치기현 농업시험장 딸기연구소가 2018년에 개발하여 품종 등록 출원을 해 현재는 등록을 기다리는 가보호의 상태이다. 이것이 등록되면 도치기현은 25년간의 육성자권을 보유하게 되므로, 도치기현에서는 당분간 현(縣) 내에서만 독점적으로 재배를 해 브랜드력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도치기현의 딸기 왕국 수성 전략의 핵심은 주력 품종의 전환이며, 그 배경에는 도치기현 딸기연구소에서 육성한 ‘도치아이카’라는 우수한 품종과 독점권이 있다. 이는 전남 지자체에서도 특산 품목을 지속적으로 소득작물로 유지 발전시키려면 독자 품종이 뒷받침되어야 함을 시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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