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한상일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지구대를 방문해 ‘경찰관 1인 1총기 소지’ 검토를 지시한 가운데 경찰청이 권총 구입예산을 올해 1억5천만원(정부 본예산)에서 내년에는 38억5천만원으로 무려 26배나 늘려 편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청이 흉악범에 대한 경찰의 강력한 대응을 주문한 윤 대통령 언급에 △예산낭비 △치안현장 무시 △인권침해 등 각종 비판을 무릅쓰고 무리하게 총기구입에 나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형석 의원(광주북구을)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2019~2021년)동안 경찰이 5대 강력범죄에 대응해 총기를 사용한 횟수는 15건에 불과하다.
경찰관의 총기 사용이 엄격한 규정에 따라 매우 예외적인 경우에 한정돼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그러나 지난 7월 29일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신촌지구대 방문 간담회 자리에서 흉악범 대응 방안으로 ‘1 경찰관 1 총기 소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권총 대응이 마치 강력범죄의 해결책인 양 지시를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내년 권총 구매 예산을 올해 1.5억 원에서 26배나 늘린 38.5억 원을 편성했고 이 예산으로 기존에 경찰이 사용하던 38구경 리볼버 권총을 구매할 계획이다.
일선 경찰관들은 38구경 권총의 경우 실탄 발사 시 화력이 강해 사상 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점과 사상 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 문제 등으로 사용을 기피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경찰은 ’16년부터 34억원을 투자해 스마트 권총 개발을 완료했다.
개발된 스마트권총은 탄알이 쇠가 아닌 플라스틱 재질이고 화력이 기존 권총의 10분의 1 수준이다. 범인이 총을 맞아도 사망할 가능성이 낮고 제압하기에는 충분한 화력이며 총기에 스마트 칩을 심어 권총 발사 시간·장소·각도 등을 자동 저장하는 기능도 탑재되어 있어 국내 현실에 맞는 한국형 권총인 셈이다.
경찰청은 개발된 스마트권총 100정을 내년에 구매해 실증 검증을 거친 후 실전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형석 의원은 “살상력이 높은 38구경 리볼버 권총은 과잉진압과 인권침해, 피소 가능성 등으로 경찰들이 사용을 꺼려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경찰청이 38구경 리볼버 권총을 내년에 대량 구매하려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 지시를 수행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국내 치안현장을 고려해 살상력이 높은 38구경 권총보다는 안전성이 높은 비살상형 스마트권총을 단계적으로 보급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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