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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가는 배 - 박영동
  • 기사등록 2022-09-30 10: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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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항구에는 꼭두새벽이든

깊은 밤이어도 가리지 않고

부산한 부추김이 끊이지를 않는다

밀물과 썰물의 교차로는

날이면 날마다 시차를 바꾸면서

가거나 오고 오거나 가는데

틈새를 비집어 절묘한 순간

떠나간 배는 언젠가 돌아올 것이다

 

무심한 물결이 찰랑대는 바닷가

정들었던 사람들 한 척, 두 척, .......

희뿌연 화등 하나 길 잡아 추켜들고

기약도 없이 총총하게 떠나가더니

백사장에 조개껍질 포말이 난무할 뿐이다

 

한 두번 보내는 것도 아니지만

 

말 한마디 따스한 잔이라도 나누었거나

미리 간다 귀띔이라도 했었다면

차마 보내지는 않았을 터인데

생전에 남겨둔 잔영과 미련들은  

인연 줄에 대롱대롱 잠겨 있다

 

사랑하고 미워하는 것이 쓰라린 아픔이라면

바닷가에 남겨진 뒷사람에게

돌아오지 못할 숙명의 편지,

아니면

타고 간 빈 배에 열쇠라도 실어

떠나온 곳으로 보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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