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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왕의 추모와 장례용 꽃의 의미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9-16 08: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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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 후 궁정 근처의 꽃집은 꽃을 구입해 오자마자 매진이 반복되고 있다. 


많은 영국 시민들뿐만 아니라 관광객들까지 여왕의 서거를 추모하는 꽃을 헌화하면서 꽃에 대한 의미와 상징성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9월 12일 여왕의 관이 장례식을 위해 에든버러의 로열 마일(Royal Mile)로 옮겨지면서 관에 장식된 꽃에 대해서도 그 종류와 양식 및 의미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왜 영국인들은 여왕의 서거와 관련해서 지나치리만큼 꽃에 많은 관심을 갖고, 많은 꽃을 헌화하고 있을까?

 

그 배경에는 기본적으로 꽃을 사랑해온 영국인들의 오래된 전통과 문화가 있고, 엘리자베스 여왕이 평소에 꽃을 사랑했던 것과도 관련이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생전에 꽃을 사랑했고 특히 흰색 은방울꽃을 좋아했다.

 

은방울꽃은 짙은 녹색 잎과 흰색 종 모양의 꽃이 달콤한 향기를 풍기며, 우아하고 강건하며 비교적 키우기 쉬운 화훼로 유명하다. 모성, 순결, 행운을 상징하나 여왕과 관련해서는 은방울꽃의 교과서적인 상징의 정의를 뛰어넘는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47년 에든버러 공작과 결혼할 때 은방울꽃 꽃다발을 들었고, 6년 후 대관식에서도 은방울꽃 꽃다발을 들었다. 여왕의 남편이 2021년 4월에 세상을 떠났을 때, 결혼식 때 신부 부케에 사용된 은방울꽃은 교회를 장식하는 데 다시 사용되었으며, 영국 왕실의 주요 행사의 꽃으로 사용되어왔다.

 

여왕의 장례식에 사용된 관은 스코틀랜드 왕실의 전통 풍습인 떡갈나무로 제작되었다. 관에 사용된 화훼장식물은 스위트피, 달리아, 플록스, 흰색장미 흰색 헤더(white heather), 흰색백합, 프리지아 및 소나무, 전나무 등으로 만든 원형의 화환이며, 전체적으로 흰색 꽃과 녹색의 잎사귀가 사용되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에 장식된 화훼장식물은 여왕이 사랑한 발모랄 정원에서 채취한 꽃이 많이 사용되었으며, 2021년 남편인 에든버러 공작의 관에 장식하기 위해 선택한 흰색 화환과 매우 비슷하다.

 

여왕과 에든버러 공작(필립공)의 관에 사용된 세 개의 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스위트피는 여왕의 진짜 생일인 4월의 탄생화이며, 꽃말은 출발과 작별을 의미한다. 흰 장미는 충성과 관련이 있다. 그리고 프리지아는 우정과 인내를 상징하며, 그들의 오래 지속된 결혼을 상징하기도 한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장식과 장례식에 사용된 꽃과 장식 형태에는 위와 같은 사연과 의미가 있으나 그것들이 추모하는 마음 앞에서는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하고 있다. 여왕이 생전에 흰색과 노란색 꽃을 좋아했기에 흰색과 노란색의 헌화용 꽃은 구입하기가 힘들 정도가 되었다. 시민들은 흰색과 노란색 꽃에 한정하지 않고, 붉은색 장미 또한 구입해서 헌화하고 있다.

 

영국 여왕의 추모와 장례식에 사용된 꽃은 이처럼 의미와 상징이 있으나 꽃의 근본적인 사용 배경에는 인간이라는 점이 있다. 생과 사, 사랑 등에 꽃을 사용하는 동물은 인간이 유일하다. 인간은 꽃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언어 대신 꽃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추모에 많은 꽃이 사용되는 현상을 보면 시대가 변해도 인간성과 정서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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