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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왕의 추모용 꽃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9-15 08: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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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Elizabeth II)가 9월 8일 별세했다. 여왕의 별세 후 버킹엄 궁전, 윈저 성, 발모럴 성 및 샌드링엄 하우스 등 곳곳이 추모용 꽃동산으로 변했다.

 

영국 각지의 꽃집에는 최장 재위 군주 엘리자베스 2세를 추모하기 위한 꽃 구매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꽃 소비는 지금 추세라면 1997년 다이애나비가 사망했을 때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이애나비가 세상을 떠난 후 버킹엄궁과 켄싱턴궁은 약 6,000만개의 꽃다발을 남겼고 꽃바다의 향기는 10일 동안 머물렀었다. 당시 영국의 꽃은 바닥이나 네덜란드 알스미어 꽃시장에서 긴급 공수해 수요에 대응했다. 그 때문에 유럽 전체의 꽃값이 들썩였다.

 

영국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의 별세 후 런던 컬럼비아 로드(Columbia Road)의 홀리데이 플라워 마켓에 다채로운 꽃다발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몰리는 등 꽃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1997년에 비해 화훼 유통이 발달해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

 

꽃 수요는 여왕이 좋아했던 백합, 해바라기 등이 많으나 우리나라처럼 추모용 꽃이 흰색 국화 위주로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특정 꽃의 편중에 의한 특정 꽃의 가격 상승 등의 문제 발생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추모용 꽃이 너무 많으므로 영국 왕실에서는 추모용 꽃의 헌화와 관련해서 시민들에 당부의 말씀을 발표했다. 그 내용에는 헌화 장소는 가능한 지정된 장소로 제한하고, 어떤 꽃이든 허용되나 꽃 외의 선물과 풍선, 촛불, 테디베어, 장난감 등 공예품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꽃 포장은 카드를 제외하고는 꽃을 헌화하기 전에 반드시 제거해 주고, 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위해 유기농 재료나 퇴비화 가능한 것만을 헌화하기를 요구했다. 즉, 조화(造花)는 헌화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헌화된 꽃은 9월 19일 월요일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리기 전까지 모니터링되며, 훼손된 꽃은 가공 및 퇴비화를 위해 하이드 파크 보육원으로 옮겨진다. 카드와 라벨은 주기적으로 꽃에서 분리되어 외부에 보관된다.

 

추모용으로 헌화된 모든 꽃의 철거는 여왕의 국장이 끝난 후 7일에서 14일 사이에 제거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철거된 꽃은 유기 퇴비로 만들어 왕립 공원 전역의 관목 및 조경 프로젝트에 사용된다.

 

영국 여왕 별세에 따라 관광객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추모용 꽃을 사서 헌화하고 있는 모습은 꽃은 여전히 기쁨과 슬픔의 현장에서 사용되는 마음의 징표라는 풍속(風俗)으로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구 차원에서 화훼의 신속한 유통 시스템이 정착되었고, 꽃문화는 친환경,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변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따라서 화훼 농가나 화훼업계는 생산과 유통 및 소비에 이 현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발전을 이끌어 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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