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일본에서는 자동판매기(자판기)로 배를 판매하는 곳들이 있다.
배 자판기에서 판매하는 배는 일본 돗토리현의 특산물인 20세기배로 껍질을 제거한 다음 조각을 내어 갈변 방지 처리를 한 것이다.
4조각을 1팩으로 포장해 신선도를 유지한 다음 자판기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배를 자판기로 판매하는 이유는 당도가 높은데도 배 모양이 안 좋아 팔리지 않거나 저렴하게 팔리는 배의 가공과 판매경로를 변경해 농가의 소득 증가라는 목적과 함께 소비자들이 배를 쉽게 구입하고 소비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배 자판기가 설치된 곳들은 JR 신오사카역 등 주로 역내에 있는 곳들이다. 배 자판기의 관리 및 신선편이 조각 배(컷 배)를 판매하는 주체는 신선편이 조각 사과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기업이다. 그러므로 배의 저장 특성상 신선편이 조각 배를 판매할 수 없는 시기에는 배 자판기에서는 사과만 판매하고 있다.
일본에서 배 자판매를 이용한 조각배의 판매량은 아주 많은 것은 아니지만 배를 조각내어 소비자들이 곧바로 먹을 수 있도록 하는 유통에 성공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부수적으로는 배의 판매와 유통 경로의 다양화, 소비자 접근성 향상, 배에 대한 화제성을 높인 홍보 효과 등의 효과가 있다.
일본에서 자판기를 통한 신선편이 조각배 판매 사례는 나주배 유통 다양화의 모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 된다. 나주 배의 소비는 1인 가구의 증가, 선물용 소비의 감소, 20-30대 젊은이들의 과일 수요 감소, 바나나처럼 구입 후 즉석에서 껍질을 벗겨서 쉽게 먹을 수 있는 열대 및 아열대과수와는 달리 껍질을 칼로 깎아내서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 혼자서 먹기에는 지나치게 크다는 점에서 소비 확대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배는 크고, 깎아 먹어야 하는 단점이 있으나 수분함량이 많으며, 달고 시원한 맛 때문에 신선편이 조각배로 만들어 소비자들이 배를 깎지 않고 적은 양을 쉽게 구입하고, 쉽게 먹을 수 있도록 한 자판기 판매, 편의점 또는 단체 급식의 후식용 등으로 유통시키게 되면 나주배 소비 확대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다.
배를 사전에 깎아서 조각낸 신선편이 제품은 노출된 과육의 조직 손상에 기인된 효소적 갈변 발생, 호흡량의 증가 그리고 미생물 번식 등에 의해 품질 변화가 있으나 일본에서 자판기, 편의점 등을 통해서 문제없이 판매할 수 있도록 연구가 되어 있고 시행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적합한 품종도 육성되어 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에서는 1994년에 ‘수황배 × 만풍배’를 교배시켜서 ‘설원’이라는 배를 육성했다. 이 배는 과피가 녹황색으로 나주에서 평균 숙기가 9월 5일이다. 평균 과중은 500g 내외이며, 당도는 12.5브릭스 내외이고, 육질이 아삭아삭해 식미가 우수다.
‘설원’은 특히 과육이 단단하며, 절단면의 변색이 거의 없고, 저온 저장력이 우수하다. 신선편이 조각 과실을 4℃에서 저장한 결과 15일째에도 육질의 아삭함이 유지되어 신선편이 제작 과정에서 유해균에 오염이 되지 않을 경우 냉장 조건에서 10일 정도는 안정적으로 유통이 가능한 것으로 연구되었다.
나주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는 신고, 원황, 추황 배의 신선편이 조각배 개발 연구의 결과에서도 갈변 방지제를 처리한 결과 7일 이상 유통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나주에서 생산된 배를 조각배 형태로 대도시의 역에서 자판기 및 전국 편의점에서 판매하거나 신선편이 조각배를 기업, 학교 등의 단체 급식의 후식용으로 대량 공급하는 것에 의해 유통 다양화와 소비 확대를 꾀할 수 있는 여건은 일부 확보되어 있다.
나주 배가 120년 가까이 국내 최고의 생산량과 명성을 지켜온 것은 끊임없이 재배 기술을 발전시켜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시대는 재배 기술 못지않게 급변하는 소비행태와 유통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을 뛰어넘어 디지털 기반에 맞는 소비와 유통 문화를 이끌어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나주 배 신선편이 조각배 또한 새로운 시대의 요구인 만큼 적극적인 대처를 바란다.
참고문헌
박용서, 허북구. 2010. 저온 저장시 황갈변제 처리가 '원황' 배 신선편이 절편의 품질에 미치는 영향. 한국지역사회생활과학회지 21(1):71-79.
박용서, 허북구 등. 2011. 갈변 방지제 처리 종류에 따른 "원황" 배 신선편이 절편의 상온 저장 중 품질 변화. 생명자원과학연구 33(1):30-44.
허북구, 박용서 외. 2010. 갈변 방지제 처리가 최소 가공한 배 절편의 저장성 향상에 미치는 영향. 동아시아식생활학회지 20(2):239-247.
허북구, 박용서 외. 2010. 항갈변제 처리가 신선편이 '추황배' 가공 절편의 품질에 미치는 영향. 생명자원과학연구 32(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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