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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팔도 성씨 올림픽과 고향세 성적표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6-27 08: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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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전남 나주시는 2005년 10월에 개최된 영산강 문화축제 기간 중 ‘팔도 성씨 올림픽’을 개최했다. 


행사 사전 설명회에는 전국에서 200여 명의 종중 관계자가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본 행사는 종중의 시조·유래·본향을 알리고 유품 전시를 통해 조상의 뿌리를 알리자는 취지로 진행되었다.

 

당시 나주에서 ‘팔도 성씨 올림픽’을 개최하게 된 대표적인 배경에는 나주를 본관(本貫)으로 하는 성씨(姓氏)가 많기 때문이었다. 


본관은 개인의 시조가 난 곳 또는 성의 출자지로 2015년 대한민국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의하면 인구 1,000명 이상인 본관은 858개로 전체 인구의 97.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00명 이상인 성씨 중 나주를 본관으로 가진 성씨는 55개이며, 나주의 옛 이름(금성나씨, 금성범씨 등)을 관향으로 한 성씨까지 포함하면 70여 개로 나주는 전국적으로 본관의 수위 지역이다. 2015년 기준 나주를 본관으로 하는 성씨의 인구수는 남평문씨(380,530명), 나주임씨(236,877명), 반남박씨(139,438명), 나주나씨(108,139명), 나주정(鄭)씨(93,845명), 나주정(丁)씨(82,863명)만 해도 100만 명이 넘는다.

 

나주를 본관으로 하는 성씨가 100만 명이 넘는다는 사실은 지방인구 소멸과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고향사랑 기부제’를 앞두고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올해 3월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나주는 인구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인구 소멸은 생산연령인구 감소로 지역 경제 규모 축소와 발전에 제약이 뒤따른다.

 

고향사랑기부제(일명 고향세)는 해당 지방자치단체 주민이 아닌 사람이 자신의 고향 또는 희망 지역에 연간 500만 원 이내에서 기부를 하면 세액공제와 지역별 답례품을 제공받는 것으로 지역의 재원 확충에 도움이 되는 제도이다. 답례품은 지역특산품 중에서 기부자가 고를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특산품의 판로와 부가가치 확대를 유도 하며, 도시민과 농어촌간 관계 확장 등에도 도움이 되고, 인구 소멸에 의한 경제 규모 축소에 대한 대응책의 하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치단체들은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을 앞두고 조례 제정, 전담부서 설치, 자체적인 원스톱 기부시스템 준비, 특산품 차별화, 유명 관광자원을 연계한 상품권 발행, 제2의 고향증 발행 등 여러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단기 체류나 자원봉사 활동, 정기 방문 등 지역과 다양한 형태로 지속적인 교류 관계를 맺어나가는 ‘관계인구’증가 대책을 세우는 곳들도 있다.

 

고향사랑기부제의 시행은 인구 소멸에 따른 지방재정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지나 자치단체들은 그 성적표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가 있다. 고향사랑기부제의 성적이 수치화되어 순위가 매겨지고, 공개되는 것에 의해 지자체장이 평가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기부 희망 대상자는 우선 출향 인사를 목표로 하고, 성적은 부서별 목표량 배정을 통해 달성하려는 지자체도 생겨날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고향사랑기부나 제2의 고향을 만드는 것은 상호관계인 것이다. ‘고향’, ‘지인’, ‘직장이나 사업적인 관계’ 등은 접근성과 소통이 좋으나 그것이 다는 아니다. ‘고향이니까’, ‘아는 사람의 부탁이니까’ 등의 명목에 의한 것은 한두 번은 가능하나 그 이상은 쉽지가 않다. 고향사랑기부를 하거나 제2의 고향으로 삼는 사람들에게는 자부심과 만족도가 높고 신뢰감이 구축되어야 해당 지자체와의 관계가 지속된다.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서 고향사랑기부 시행과 제2의 고향 만들기에 성공하려면 대상자를 명확히 하고, 대상자 그룹에 따른 맞춤식 대응으로 자부심과 만족도를 높여주고 신뢰를 구축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제도화 및 실행해야 한다. 더욱이 고향사랑기부 대상 지역이 아닌 대도시 출신 인구 비율이 1/3 이상이라는 점에서 이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나주는 나주 본관인 성씨가 전국의 수위 지역이라는 점에서 큰 장점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7년 헌법재판소에서 민법 제809조 1호가 무효로 판단될 때까지 동성동본관의 경우 결혼이 금지되어 있었던 것처럼 씨족 체계에 대한 관념이 강한 편이므로 나주가 본관인 성씨들은 나주에 대해 친근감을 가질 수가 있다. 더욱이 같은 조건이라면 나주에서 같은 본관인 성씨가 생산한 농특산물이나 종가의 특산물을 선호하고 신뢰감을 가질 수가 있다.

 

따라서 나주시에서는 고향사랑기부제 및 관계 인구 증가 대책을 세울 때 나주를 본관(本貫)으로 하는 성씨(姓氏)가 많은 점을 활용하고, 나주가 본관이면서 대도시에 거주하는 성씨들이 마음으로부터 나주를 제2의 고향으로 여기고 사랑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짜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그래야지만 내년 말에 정량적인 것은 물론 정성적인 측면에서도 우수한 고향세 성적표를 받게 될 것이다.

 

참고자료

허북구. 2020. 전남도와 지자체, 고향사랑기부제 대비책 마련해야. 전남인터넷신문 7월 14일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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