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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전통시장의 생선 전과 피쉬 앤 칩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6-10 07:4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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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지난 4월과 5월 중순까지 전남 22개시군 전통시장의 식재료를 조사했다. 


시장에서 판매되는 식재와 식품의 특징은 크게 전남 동부와 서부로 구분된 가운데 지역적 특성, 방문객, 시장 크기가 시장 특성에 반영되어 있어 시장마다 방문하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광양읍 오일장, 순천웃시장 오일장, 구례오일장, 장흥 오일장, 보성 오일장에는 젊은 층 등의 방문이 많은 것과 함께 간식거리가 시장을 거닐면서 구경하고 먹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간식거리는 튀김류, 빵류, 음료류 등 다양했으며, 잔치나 제사 때 많이 사용되는 육전과 생선전을 젊은이들이 만들어 젊은이들을 위한 간식거리로 판매하는 곳도 있었다.

 

애경사 행사에 많이 사용했던 생선전과 육전을 시장에서 판매하는 것도, 간식거리도 판매하는 것도 세월의 변화가 만들어 낸 문화이다.

 

생선전과 육전이 간식거리로 판매되는 양은 아직 많지 않으나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이색적인 광경이라 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영국에서는 우리나라 생선전과 비슷한 ‘피쉬 앤 칩스(Fish and Chips)’가 대표 간식거리로 자리잡고 있다.

 

‘피쉬 앤 칩스’는 대구나 가자미 등의 흰살생선을 이용한 생선튀김과 감자튀김을 함께 먹는 영국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정확한 기원은 불분명하지만, 빅토리아 시대에 다수 존재한 핫 파이 숍이 발상이라고 추측되고 있다.

 

영국에서‘피쉬 앤 칩스’가게는 영국에 처음 등장했으며, 이후 영국의 산업화에 따라 급속히 퍼졌다. 1910년까지 영국 전역에 25,000개가 넘는 ‘피쉬 앤 칩스’ 가게가 생겼다. 1930년대에는 35,000개 이상의 상점이 있었으나 현재는 약 10,000개에 불과하다.

 

영국 외에 영어권과 영연방 국가에서 흔한 테이크아웃 음식으로 유명한 ‘피쉬 앤 칩스’는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피쉬 앤 칩스’에 사용되는 대구는 러시아 해역에서 최대 40%가 생산되고, 튀김에 사용되는 해바라기 기름의 약 절반이 우크라이나로부터의 수입되는데, 가격은 현재 3월 초에 비해 약 83%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해바라기 기름 대체품으로 자주 사용되는 팜유도 가격이 배로 올랐으며,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는 국내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수출 제한을 시작했다. 이외에 광열비의 상승과 감자의 재배에 필요한 비료의 가격 상승도 ‘피쉬 앤 칩스’ 가게의 경영을 악화시키고 있다. 

 

영국에서는 ‘피쉬 앤 칩스’가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조상 때부터 길들여진 맛과 판매 노하우는 사라지지 않고 새로운 ‘피쉬 앤 칩스’탄생이나 마케팅으로 발전해 나가면서 위기를 극복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전남 전통시장에서 판매되는 우리의 전통 음식 생선전 또한 젊은이들의 간식거리로 새롭게 태어나면서 진화하고 있다. 간식거리로 판매량은 아직 많지 않으나 오래된 신문지에 감싸서 판매되던 영국식‘피쉬 앤 칩스’가 일반 종이, 판지 및 플라스틱 등 간편하게 지니고 먹을 수 있는 포장과 맛의 개선 등에 의해 햄버거보다 많이 판매되는 식품이 되었다.

 

나이 든 사람들의 음식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는 육전과 생선전의 시대와 맞게 변신하면서 젊은이들이 젊은이들을 판매하는 인기 있는 우리 전통 식품으로 부활하면서 관련 농산물의 판매까지 촉진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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