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전남 오일장에서 사라진 곤달비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5-31 07:55:27
기사수정

[전남인터넷신문]지난 4월부터 5월 하순까지 전남지역 오일장에 출하된 산채류를 조사했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전남지역 5일장에 출하된 산채류를 조사한 이후 15-17년만에 조사했는데,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이 많이 늘었다.

 

대표적인 것이 곤달비였다. 곤달비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전국각지에 분포한다. 꽃과 잎은 곰취를 닮았으나 잎이 곰취보다 조금 작다. 주로 데쳐서 무치거나 묵나물로 이용되며, 쌈 및 장아찌로도 이용된다. 

 

곤달비는 과거 광양의 봉강면, 옥룡면 등지에서 고로쇠수액을 먹으러 온 도시 사람들에게 반찬으로 내놓았던 고급 나물이었다. 도시 사람들에게 좋은 것을 내놓기 위해 깊은 산속에서까지 들어가서 채취하였는데, 현재는 숲이 우거지면서 채취하지 않고 있다. 

 

전남 오일장에서 산채한 곤달비를 마지막으로 본 곳은 장흥군 오일장이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곤달비가 시중에서 유통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전남 오일장에서 산채한 곤달비를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으나 다른 지역에서는 곤달비의 대량 재배는 늘어나고 있으며, 이것들이 대량 유통되고 있다. 대량 재배되고 있는 곤달비는 대부분 지역의 선도 농가들이 재배에 성공하면서 지역에 보급하여 단지화가 이뤄진 사례들이 많다.

 

그 배경에서는 곤달비의 향과 기능성 측면에서 상품성이 높고, 수요가 많으며, 재배에 따른 생산성이 높아 작물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전남에서는 곤달비를 산채해서 나물로 이용한 문화가 오래되었음에도 대량으로 재배하는 곳들이 거의 없다.

 

전남의 전통 나물 자원 및 떡 자원식물 중에서 곤달비처럼 사라지고 있거나 사라진 것들에는 고비, 수리취, 절굿대, 곤달비, 곰취, 비비추, 얼레지 등등 많다.

 

사라지는 식용 자원 중에는 오늘날의 요리 문화에 적합하지 않은 것도 더러 있으나 곤달비처럼 용도가 많고 기능성 등이 우수한데도 채취가 어려운 것이 이유로 작용한 것들도 있다. 곤달비는 다행히 다른 지역에서나마 선도 농가들의 노력으로 재배화가 되고 있으나 많은 자원식물이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전통 식용 자원식물이 시장에서 사라질수록 전남의 전통 식문화의 상실, 특색 적인 먹을거리의 다양화가 부족하게 되고, 소득 작물의 육성 기회가 없어진다. 따라서 농업, 임업 관련 기관, 각 지역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지역 고유의 전통 식용 자원을 파악하고 유망자원을 선발하여 재배와 이용에 관한 기술을 개발 및 보급하여 먹거리 다양성과 농민의 소득화 그리고 지역의 개성화에 기여했으면 한다.

 

참고자료

조자용, 양승렬, 허북구. 2005. 전남지역 5일장에서 신선 산채류의 유통 실태. 원예과학기술지23(4):391-406.

조자용, 김영선, 김홍기, 백정호, 허북구. 2011. 곤달비의 추출온도와 시간에 따른 생리활성 효과. 한국원예학회 학술발표요지 10:112-112.

허북구, 박용서, 곽수년, 조자용, 임명희. 2007. 강원과 전남지역 오일장에서 신선 나물류의 유통 실태 분석. 한국식품저장유통학회지 14(6):716-721.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jnnews.co.kr/news/view.php?idx=327416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지리산 노고단에 핀 진달래
  •  기사 이미지 보성군, 연둣빛 계단식 차밭에서 곡우 맞아 햇차 수확 ‘한창’
  •  기사 이미지 강진 백련사, 동백꽃 후두둑~
전남오픈마켓 메인 왼쪽 2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