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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배 폐목 돈차 틀의 잠재력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5-18 08: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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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돈차는 찻잎을 수확하여 찐 후 으깨어 성형 틀에 넣어서 동전처럼 둥글게 만든 떡차이다. 돈차의 제조 과정에서 차를 동전처럼 만들기 위해서는 차의 성형 틀이 필요하다. 


이 틀은 지역에 따라 대나무를 잘라서 이용하거나 사발 등의 아랫부분의 홈을 이용하기도 했다. 나주에서는 나무를 자른 후 둥글게 홈을 파서 이용한 전통이 있다.

 

돈차를 만들기 위한 이 틀은 도마를 만드는 것보다 간단하고, 차를 제조하는 사람들에게는 필요하나 상품으로 제작된 것은 보기 힘들다. 


그 이유는 목공예를 하는 사람들이 돈차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생산이 되지 않고 있다. 차 애호가들 또한 유통되는 틀이 없으니 굳이 만들려고 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개인적으로 주문 제작하는 사례도 많지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자는 나주배나무 폐목을 이용해서 돈차 틀을 개발했다. 배나무를 깎고, 돈차를 성형할 수 있는 홈을 판 것에 불과하므로 개발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나주의 관광 상품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배나무 폐목을 이용함으로써 지역성과 정체성이 뚜렷하다. 게다가 일제 강점기 때의 신문보도나 문헌에는 나주가 그 어느 지역보다 돈차 산지로 유명한 곳으로 소개되어 있다.

 

개발한 돈차 틀의 용도와 가치는 매력적이다. 우선 관광 상품 측면에서 돈차와 배나무 둘 다 나주의 정체성을 살리는 것이므로 정체성과 차별화가 뚜렷해 나주에서 판매 명분이 높아진다. 관광 상품의 가격 측면에서도 돈차 틀은 부담없이 팔고, 살 수 있는 가격이며, 조형성을 보강하면 소장효과가 높게 된다.

 

돈차 틀의 보급과 상품화 측면에서도 전망이 좋다. 돈차는 틀의 보급에 의해 돈차 제조와 이용문화의 활성화가 기대되며, 차인들 뿐만아니라 꽃차 제조 및 체험 현장에서 돈차 틀의 수요는 많고 지속적인 수요 창출이 가능하다. 수요가 많게 되면 도마처럼 목공예 공방의 체험 및 판매 상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돈차 틀의 보급은 무엇보다도 돈차의 확산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돈차 틀을 만들고, 이것이 보급될 수 있도록 하면 돈차를 아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돈차 틀을 이용해서 돈차를 만드는 사람과 체험에 활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어렵지 않게 된다. 돈차를 만드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차 시장의 성장과 문화 확산에 큰 도움이 된다.

 

돈차 틀의 보급이 많아지면 예술성을 지닌 돈차 틀의 제조가 늘어나면서 돈차 틀 시장이 커지고, 공방의 수입 향상과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결과적으로 나주배나무 폐목을 이용한 돈차 틀 개발은 이것을 잘 활용할 경우 나주배 폐목의 활용처가 명확해진다. 나주 전통 돈차의 활성화에 따른 차 농가에 도움이 되고, 돈차 틀 시장의 성장에 따라 목공예 공방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나주배 폐목을 활용한 돈차 틀의 잠재력은 이처럼 1석 3조 효과를 지니면서 차와 목공예 활성화와 개성화에 기여하는 잠재력을 갖는다. 지역문화에 관심있는 사람들부터 앞장서서 돈차 틀을 소장하고 선물에 활용하는 것은 물론 돈차 틀로 돈차를 만들면서 나주 돈차의 잠재력을 나주 지역에서부터 일깨우고 활용하길 바란다.

 

참고문헌

허북구. 2014. 근대 전남의 돈차 문화와 청태전. 세오와 이재.

허북구, 박용서, 이미경, 임명희, 조자용. 2008. 전남 지역에서 1930-1940년대에 이용되었던 돈차의 이름, 형태 및 용도 조사. 한국인간식물환경학회지 49(별호Ⅰ):200-202.

허북구, 조정일, 박용서, 박윤점, 조자용. 2010. 균주를 접종하여 제조한 청태전 차의 관능적 특성과 생리활성 효과. 한국지역사회생활과학회지 21(1):139-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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