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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오일장의 달래와 달렁개 양념장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5-12 07: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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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전남의 많은 오일장이 빠르게 쇠퇴하고 있는 가운데, 광양 5일 시장은 장날의 시끌벅적한 전통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매달 1일과 6일 열리는 광양 5일 시장이 전통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인구수(시장 규모), 시장의 구조 및 시장의 콘텐츠이다.

 

이중 광양 5일 시장의 매력인 콘텐츠는 5일 만에 보거나 살 수 있는 물건의 풍부함과 함께 개성이다. 5일 만에 보는 물건들은 시장 인근에 있는 농협하나로마트나 슈퍼마켓 등지에서 판매하는 것들과 종류 혹은 내용에서 겹치지 않은 것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물건을 판매하는 분들의 상당수는 5일 장을 순회하는 분들이 판매하는 것으로 구색을 갖추는 데는 도움이 돼도 광양 5일 시장만의 개성은 살리는 데는 부족하다.

 

광양 5일 시장의 개성을 살리고 있는 분들은 광양 사람들이다. 광양만의 독특한 문화와 정서에 의존해 소비되는 상품들을 판매하는 분들, 그러한 상품을 구매하는 분들로 다른 곳의 시장과는 차별화가 되면서 광양 5일 시장만의 존재 가치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분들이 가정에서 전통적인 방법으로 제조한 농산 가공품을 판매하는 분들, 산채한 나물종류를 판매하는 분들이다. 올 5월 1일에 방문한 광양 5일 시장에서는 ‘광양 5일 시장 먹자거리’를 중심으로 약 100여명 정도 되는 광양 사람들이 산채 나물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산에서 막 채취해 온 것처럼 신선한 산나물, 곧바로 먹을 수 있게 데친 나물 등, 광양에서만 볼 수 있는 나물 등 다종다양했다. 그중에는 광양에서 과거에 양념장에 많이 이용했던 야생 달래도 있었다.

 

광양에서 달렁개 또는 달릉개로 불리는 달래(Allium macrotemon)는 광양에서만 특별히 이용하는 식물은 아니다. 이 식물은 1431년에 유효통(兪孝通)·노중례(盧重禮)·박윤덕(朴允德) 등이 만든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에 'ᄃᆞᆯ뢰'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는 식물로 생약은 물론 오랜 식용의 역사가 있다.

 

일설에는 ‘단군신화’에 나오는 마늘이 지금의 마늘이 아니라 북쪽의 추운 지방에서 자생하는 달래였을 개연성이 높다는 주장이 있다. 고문헌인 ‘조선요리제법(朝鮮料理製法),’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 ‘조선요리법(朝鮮料理法) 등에도 달래간장이 소개되어 있다. 달래는 일본에서도 노비루(ノビル)로 불리며 잎과 인경을 식용으로 이용해 온 전통이 있다. 

 

불가에서는 이 식물의 강장 효과 때문에 수양에 방해가 된다고 하여 파, 마늘, 부추, 무릇 등과 함께 ‘오신채(五辛菜)’라고 해서 식용을 금하기도 하였다. 그만큼 폭넓게 이용되어 왔으며, 잘 알려진 야생 식용식물이다.

 

달래의 식용 방법은 잎과 알뿌리를 생채 나물, 생채나물 비빔밥, 국거리, 부침 재료, 양념장용 등 다양하며, 지역별 이용법의 차이가 뚜렷하지 않다. 그런데도 광양에서 고령자분들이 산채한 것을 달렁개라며 팔러 나온 달래가 특별하게 느껴진 것은 과거 김의 쌈장용 이용되었던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광양은 많이 알려져 있다시피 김양식의 시식지이자 1980년대 광양제철이 생기기 전까지 김의 주산지였다. 당시 김의 생산이 많다 보니 각 가정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김을 조리해서 먹었던 문화가 있었다. 그중 가장 일반적인 것이 김을 구워서 밥을 싼 후 쌈장과 함께 먹었었다. 그 시절에 가장 사랑받았던 쌈장이 달래의 광양 이름을 사용한 ‘달렁개 양념장’이었다.

 

구운 김을 쌈밥용으로 사용할 때 ‘달렁개 양념장’이 사랑받았던 것은 특유의 매운맛이 있으나 마늘과 파의 강한 매운맛에 비해 부드러워 아이들 등 가족이 함께 먹을 수 있었다. 게다가 잎은 재래종 파보다 가늘어 양념장의 그릇으로 사용된 작은 종지기에 썰어 넣기에 좋았고, 식감도 좋았다.

 

광양에서는 이처럼 ‘달렁개 양념장’은 구운 김을 이용한 식사 시에 꼭 필요했었다. 지금은 공장에서 김이 구워지고, 양념까지 발라서 나온 김이 유통되고 있다. 그런데도 지난 5월 1일 광양 5일 시장에서 연세가 많은 분이 ‘달렁개 양념장’을 만든다며 달래를 구입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세월이 흘렀음에도 광양에서는‘달렁개 양념장’에 대한 문화가 살아 있음을 보여 준 장면이었다. 동시에 ‘달렁개 양념장’이 광양의 정체성을 살린 상품으로서의 발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따라서 광양 김과 연계된 ‘달렁개 양념장’의 스토리를 활용하고 신시대에 맞는 요리에 적합한 광양표 ‘달렁개 양념장’의 개발과 활용 그리고 발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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