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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웃장 5일장에 나온 고비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5-06 07: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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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전남 전통 시장에서 유통되는 나물류의 종류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올 4월 1일부터 전남 각 지역 5일장에서 유통되는 산나물류를 조사한 결과 10여 종을 넘지 않았으며, 산채에 의한 것들은 과거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2022년 5월) 5일 순천 웃장 5일장에 나온 산나물류를 조사한 결과 고사리, 돌나물, 비비추, 달래, 쑥부쟁이, 두릅, 산부추, 참취가 주종으로 15년 전에 조사했을 때에 비해 종류 수가 1/2로 줄었다. 그런 가운데 담양을 제외한 5일장에서 볼 수 없었던‘고비’를 판매하는 곳이 1군데가 있었다. 

  

고비는 양치식물 고사리목 고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산야에 나는 다년초이며, 서기 6세기 전후에 발간된 것으로 현존하는 중국의 가장 오래된 농서인 『제민요술(齊民要術)』에는 “장차 이용 가치가 인정되는 비중국(非中國)의 산물”로 소개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고비가 이용되었음이 구체적으로 나타난 것은 일제강점기 때부터이다. 1919년에 간행된 『조선의 구황식물(朝鮮の 救荒植物)』에는 “고비가 전국 각지의 산야로서 습기가 많은 곳에 나지만 고사리처럼 흔치는 않고 어린 순을 봄철에 거두어다가 데쳐서 말리거나 또는 소금에 절여 먹어야 고사리처럼 쓴맛을 우려내고 먹을 수 있다”라는 기록이 있다. 

 

일제강점기인 1935년에 간행된 『조선의 산열매와 산나물(朝鮮の山果と山菜)』에는 “고비(紫蕨)는 이른 봄 아직 잎이 벌어지기 전에 따는 것이지만 일반적으로 작은 것은 품질이 단단하고 24㎝ 내지 30㎝ 정도까지의 것을 잘라도 괜찮다. 채취한 고비는 표면에 솜털과 잎이 펴진 것은 그 잎을 버리고 이것을 삶는 것이다. 삶는 방법은 솥 안에 미리 물을 넣어 펄펄 끓지 않을 정도로 끓여 두고 고비를 넣고서부터 펄펄 끓이도록 한다. 고비를 아래위로 뒤집어 가며 작은 거품이 날 때까지 삶는다. 고비는 이렇게 삶기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며 잘하고 못한 것에 따라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삶으면 이것을 꺼내어 햇볕에 말려 두세 시간 두었다가 손으로 비비면서 말리는데 이틀 정도 있으면 충분히 건조하게 된다”라고 기술되어 있다.

 

『조선의 산열매와 산나물』에는 산열매 29가지, 산나물 32가지에 대한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에 고비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산나물로서의 비중이 있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산나물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는 “이른 봄에 따는 고비 순을 말렸다가 식용하면 산나물로서의 가치는 능히 왕자적인 위치에 있다”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나물로 이용되는 고비의 어린싹 성분은 75.5%의 탄수화물과 20.3%의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 나물용으로 데쳐 놓은 고비는 고사리와 구별이 잘되지 않을 정도로 닮았으나 자세히 보면 줄기 끝이 말려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고사리와 고비의 구별을 하지 못하는데, 고비의 맛을 아는 사람들은 고비를 구별하고, 고사리 보다는 고비를 선호한다. 고비는 고사리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고사리보다 부드럽고 맛있다. 고사리가 질겨 이빨 사이에 끼는 데 비해 고비는 부드러워 이빨 사이에 끼지 않는다. 

 

고비는 고사리처럼 볶아서 나물로 이용하거나 국거리, 생선 요리, 육개장 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어 왔으나 고비를 구하기도 어렵고, 고비를 이용한 요리도 전승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재배가 많이 이루어지는 고사리와는 달리 재배 농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순천 웃장 5일장에 나온 고비 또한 순천시 황전면의 깊은 산골에 사는 부부가 채취하여 곧바로 데쳐서 시장에 갖고 나온 것이었다.

 

전남의 전통 먹거리의 전승 및 음식재의 다양성에 의한 다양한 음식이 만들어지고 맛볼 수 있게 하는 차원 그리고 농가 소득 자원의 다양화와 증가 측면에서 고비 재배와 생산이 많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인용문헌

구자옥. 2013. 고농서의 현대적 활용을 위한 온고이지신. 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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