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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오일장의 행자 나물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5-04 08: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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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5월 2일 영광군 영광읍 오일장에서 나물을 판매하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행자네!. 이것 얼마예요?”“바구니당 5천 원이요.” “한 바구니만 주세요.” 초록빛과 붉은빛이 섞여 있는 행자라는 나물을 사고팔면서 나눈 대화이다. 

 

사는 사람과 판매하는 사람 모두 ‘행자’라는 이름을 알고 있었으며, 사는 사람은 이 식물의 조리법 등을 질문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이용법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조금 후에 다른 손님 역시 ‘행자’라는 식물의 가격만 물어본 다음 값을 치르고 사 갔다.

 

전남의 여러 오일장 중 영광읍 오일장에서만 볼 수 있었던 ‘행자’라는 식물은 염생식물이다. 신안과 영광 등 전남에서는 행자로 불리며, 나물로 이용되는 이 식물에 대해 다른 지역에서는 나문재, 해송나물, 갯솔, 해송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전남 해안가에서 생산되는 식용의 염생식물 중에서 많이 이용되는 것에는 세발나물, 함초, 행자 등이 있는데, 세발나물은 해안가 논두둑 등에서 많이 자라는 데 비해 함초와 행자는 바닷물이 들어오는 갯펄이나 폐염전 등지에서 잘 자란다. 

 

전남 해안가 주민들은 ‘행자’를 채취해 데쳐서 나물 및 바지락무침 등에 이용하고 있는데, 야생의 것을 채취하여 식용한다. 5월 2일 영광읍 오일장에 출하된 것도 야생의 것을 채취하여 팔러 나온 것이었다. 행자를 판매하시는 분은 “갯펄에서 채취하여 다듬고, 시장에 팔러 나온 공을 생각하면 품삮도 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영광읍 오일장에서‘행자’를 알아보고 사 가는 사람과 이용법을 아는 사람들은 많다. 그런데 ‘행자’는 야생의 것을 채취한 것으로 채취하는 사람이나 이것을 구입하는 사람 모두 고령자라는 점에서 ‘행자’의 맛과는 상관없이 앞으로‘행자’의 구입이나 식용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신안과 영광의 전통 식문화의 보존과 전승에 의한 개성을 유지하고, 특산 음식의 육성 그리고 농가의 소득증대 차원에서 식용에 좋은‘행자’의 선발 육성과 재배화 그리고 조리법의 개발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여 년 전에 신안 등지의 소수의 해안가 주민들이 세발나물을 채취하여 판매하던 것이 번식과 재배기술이 개발되었고, 체계적으로 유통되어 전남의 대표적인 겨울철과 봄나물이 된 것처럼 ‘행자’또한 전남을 대표하는 나물로 개발되어 주민의 소득증대 및 식문화를 풍부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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