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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군 황룡 오일장, 산나물 소멸 우려 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4-28 09: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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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장성 황룡시장은 장성 지역을 대표하는 오일장이다. 전남의 각 군 단위의 대표 시장은 대부분 읍소재지에 있는 것에 비해 황룡 전통시장은 장성읍 인근의 황룡면 소재지에 있다. 

 

황룡시장은 시장의 상가 수나 규모는 상당히 큰 편이고, 장성에는 내장산, 백양산, 축령산 등 산들이 많아 황룡 오일장에는 많은 산나물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2022년 4월 24일 방문했다.

이전에 장성군처럼 내륙에 있는 구례읍 오일장을 방문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붐볍고, 다양한 종류의 산나물이 판매되고 있는 것을 보았기에 황룡 오일장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방문에 대한 기대감이 컸었다.

 

황룡 오일장을 들어선 순간 기대감은 물거품이 되었고, 시장은 충격적일 만큼 크게 쇠락해 있었다. 시장 내의 점포 중 반 이상은 장사를 하지 않았고, 외곽에는 대부분 오일장을 옮겨 다니는 상인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시장 규모는 같은 날 오일장이 선 무안군 무안읍 오일장과 나주 목사골전통시장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초라했다.

 

코로나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었고, 일요일이어서 무안과 나주의 오일장에는 시장을 찾은 사람들이 매우 많았고, 젊은 층들도 많이 보였으나 황룡 오일장은 소비자들이 적었으며, 특히 젊은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황룡 오일장은 방문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상품의 종류나 양이 다른 시장에 비해 적었다. 꽃과 채소묘를 판매하는 곳들은 무안과 나주 오일장에 비해 많았으나 산나물류를 판매하는 곳의 수나 종류는 신안군 지도읍 오일장을 제외하고는 제일 빈약했다.

 

전통시장에 출하되는 산나물 종류는 대부분 마트 등 시중에서 유통되는 것 외의 것들이 많다는 점에서 전통 먹을거리 재료의 구입과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장성군 황룡 오일장에 출하된 전통 나물류 종류의 빈약성은 전통음식의 다양성이 줄어들고, 일부는 소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황룡 오일장과 같은 날 장이 선 나주 오일장은 장성과 달리 산이 많지 않은 곳임에도 30여 군데서 나물류를 판매했고, 출하된 나물류는 쑥부쟁이, 쑥, 민들레, 부추, 떡쑥, 가죽나무순, 옻나무순 등 종류가 많았다. 바다와 접하고 있는 무안읍 오일장 또한 많은 종류의 나물류를 판매하고 있었다.

 

황룡 오일장이 나주와 무안에 비해 산나물류 판매처와 판매 종류 수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장성만의 전통음식의 소멸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통음식의 소멸은 시대의 변화와 소비자 감소에 따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강변할 수 있으나 장성의 개성이 없어지는 것이다. 개성이 없어지면 소품목 소량 생산에 의한 농가들의 자구책 마련이 쉽지 않고, 소품목 대량생산에 휩쓸리면서 지역 음식의 정체성이 없어지게 된다.

 

황룡 오일장의 급격한 쇠락은 대형마트의 등장, 인근 광주로 쇼핑 쏠림 현상이 나타나기 쉬운 영향도 있다. 하지만 시장과 판매 품목에 개성이 있고, 접근 편의성 등이 갖춰진다면 인접해 있는 대도시는 오히려 시장의 활성화와 상품 판매에 커다란 도움이 된다.

 

이 양면성에서 장점을 취하고 극대화하여 활용하려면 장성만의 개성을 찾고 활용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데 원인이 있다. 시대 변화에도 구례, 나주, 보성, 장흥 등의 오일장이 여전히 활성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황룡 오일장 또한 활성화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된다.

 

그 가능성의 실현에는 장성의 산과 들에서 나오는 전통 나물류 도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만약에 황룡 오일장이 더욱더 축소되거나 소멸되면 장성 고유의 산나물류는 유통 경로를 잃게 되고 관련된 전통음식도 사라지게 되어 후손들을 맛볼 기회조차도 갖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장성 고유의 산나물과 관련 음식문화가 전통시장의 쇠락과 함께 소멸되기 전에 찾고, 보존하고, 시대에 맞게 발전시키고 유통 경로를 확보하여 농가 소득증대는 물론 소비자들이 다양한 먹을거리를 구입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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