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지 마흔아홉 번째 봄날
벽장 속 빛바랜 보자기를 꺼낸다
아버지의 일기장이다
젊은 날의 참회가 기록된
닳고 닳은 일기장
먼지 수북하고 안색이 노오랗다
마흔아홉 나이에 훌쩍 떠난
손대면 푸석푸석 거리는 아버지 유품
아버지가 계신 저 세상으로 보내기 위해
부뚜막에 태운다
“황성 옛 터에 밤이 되니 월색만 고요해 폐허에 서
린 회포를 말하여 주노라. 아~ 가엾다. 이 내 몸은
그 무엇 찾으려고 ... ”
술이 거나하게 취하면
동구 밖에서부터 들려왔던 아버지 노랫소리
사위어가는 불꽃 따라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아, 아득하다
그대와 나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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