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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재생형농업 지지 기업 증가의 의미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12-23 10: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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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인류에게 농업은 생존의 기본이 되는 먹거리를 생산하는 중요한 산업이다.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업은 전 세계 인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고생산성 위주의 공업형농업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공업형 농업은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5%를 차지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을 만큼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공업형 농업에서는 ‘농업’과 ‘축산’이 뚜렷하게 구분이 된다. 본래 농업은 동식물이 같은 생태계 안에 있었는데, 분리되고 있는 것이다. 


공업형 농업에서는 작물의 재배 또한 ‘단일 작목 재배’ 중심이다. 단일 작목의 지속 재배는 생태계의 중요한 기능인 ‘생물 다양성’이 결여된 방식으로 농약이나 화학 비료 등이 더 많이 소요된다. 

 

공업형 농업은 물의 소비도 많아 세계 물 소비의 약 70%를 차지한다. 이대로 가면 60년 이내에 농지의 표층에 물이 없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있을 정도다. 


기후 위기를 가속화시키고 있는 이 공업형 농업 방식을 환경재생형농업 또는 재생형농업(regenerative agriculture)으로 바꾸면 해결책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환경재생형농업은 1980년대에 미국에서 유기농업을 연구하는 로데일 연구소(Rodale Institute)에 의해 제창된 것으로 자연환경 회복에 중점을 둔 농업이다. 즉, 표토 재생, 생물 다양성 증가, 물 순환 개선, 생태계 서비스 향상, 생물 격리 지원, 기후변화에 대한 회복력 증가, 농장 토양의 건강 및 활력 강화에 중점을 둔 농업으로 토양을 탄소 흡수원으로 활용한다. 따라서 세계 50억 헥타르의 농지에 환경재생형 농업을 적용하면 20년간 약 150억 톤의 탄소를 삭감해 지구를 산업혁명 이전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환경재생형농업은 최근에 이를 지지하고, 마케팅에 이용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대의 식품·음료 메이커인 네슬레는 2020년 12월 초순에 기후변화 대책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그 내용은 2030년까지 이 회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을 반감시켜 2050년까지 기후 중립(climate neutral)을 목표로 한다는 것인데, 이 로드맵에서 환경재생형농업이 키워드로 등장했다.

 

네슬레는 전 세계 지점에서 환경재생형농업을 확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우선 향후 5년간 32억 스위스 프랑을 투자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원료의 20%는 환경재생형농업으로 생산 것에서 조달하고, 2030년까지는 50%에 해당하는 1,400만 톤 이상을 조달할 계획이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여성 패션 브랜드 ‘크리스티 던(Christy Dawn)’은 2021년에 환경재생형농업으로 재배된 오가닉 코튼을 사용한 드레스를 출시했다. ‘크리스티 던’은 일찍부터 환경 부하가 적은 패션을 제안해 온 브랜드인데 환경재생형농업으로 재배한 섬유 원료의 조달과 제품화 프로젝트에 대해 ‘농장에서 옷장으로(Farm to Closet)’라고 부르고 있다. 

 

‘크리스티 던’에서는 남인도를 거점으로 하는 패션 브랜드 ‘오샤디(Oshadi)’와 협력하면서 토지 및 주변 자연환경과 생물 다양성,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지역 커뮤니티에 친화적인 목화를 키우고 있다. 동시에 현지의 천연염료를 이용해서 염색까지 하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아웃도어 및 스포츠용 의류 브랜드인 ‘파타고니아(patagonia)’ 또한 일찍부터 지구 환경 문제에 대처해 온 기업이다. 파타고니아에서는 재사용 · 재활용 자원을 활용한 상품을 제조 판매하고 있는 가운데, 환경재생형농업에 의해 생산된 목화 등을 사용한 상품을 출시했다.

 

위의 사례에도 불구하고 환경재생형농업에 의한 생산물을 구매하는 기업과 구매량은 매우 미미하고, 생산성과 경쟁력 측면에서도 불투명하다. 하여 공업형 또는 공장형 농업 방식의 농업을 환경재생형농업으로 전폭 변경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비싼 가격에 사더라도 환경재생형농업에 의해 생산된 농산물 구매하겠다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음은 농산물 시장의 다양성 증가와 농업 패러다임이 친환경 위주로 변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이에 대응한 농업 수요가 발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변화는 공업형농업에서 벗어나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을 살리면서도 생산성이 높은 농업 모델을 만들고자 하는 농가 및 관련 기업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참고자료

https://ideasforgood.jp/2020/07/22/christy-dawn

https://ideasforgood.jp/2021/06/10/fincalunanuevalodge

https://www.vogue.com/article/regenerative-agriculture-sustainable-fashion-christy-dawn-fibershed

https://www.greenbiz.com/article/regenerative-agriculture-wont-solve-fashion-industrys-pollution-proble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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