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쪽의 추출은 쪽 포장에서 쪽을 수확하여 항아이 등 추출조에 넣고 물에 추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물에 추출된 액의 색은 황록색이지만 태양의 광을 받으면 아름다운 옥색으로 보인다.
쪽 식물을 물에 담가 추출한 것에는 인디고의 전구체(前驅体, 어떤 물질에 선행하는 물질)인 수용성의 인디칸이 용해되고, Bacillus indigogenus 균 등에 의해 분해되어 인독실로 변화된다.
인독실은 분뇨와 같은 고약한 냄새가 나며, 공기와 접촉하면 산화(酸化)되어 인디고로 변화되므로 산화를 시켜 인디고와 물을 분리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쪽대를 건져 낸 다음 소석회를 넣고(사진) 교반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교반하는 것은 인독실이 인디고로 산화될 수 있도록 공기와 접촉하게 하는 것이며, 소석회는 산화된 인디고가 소석회 표면에 흡착 및 침전되도록 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그런데 석회의 첨가량이 너무 많거나 적게 되면 니람의 품질이 떨어지거나 침전이 되지 않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또 쪽의 추출기간에 따라 추출물의 pH는 다르게 되어 같은 양의 추출물이라도 석회의 필요량은 약간씩 차이를 보이게 되므로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과거 나주에서 제람 시 추출물에 넣었던 석회의 양은 ‘쪽 한 짐 반에 굴껍질 회를 한 되 두 홉을 넣는다(예용해. 1969.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 제 4편 산업기술. 문화공보부 문화재 관리국)’ 및 ‘물 10두(大斗, 10말)에 석회 2승(升, 되)을 넣는다(석주선. 1968. 무형문화재 조사 보고서: 나주의 샛골 무명과 쪽물. 문화공보부 문화재관리국)’고 기록되어 있다.
인터뷰 결과에서는 “먼저 체로 걸러낸 회(조개껍질 태운 것)를 집어넣었는데, 확실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1동이당 정해진 양을 넣고, 여기에서 약간 가감을 하였다(김0동, 79세. 2009년 9월 6일 나주시 공산면 신곡동 나주영상테마파크에서 인터뷰)”라는 제보처럼 대부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였다.
한편, 제람과정에서 쪽 추출물에 석회를 넣은 다음에는 당그래질을 한다. 석회가 쪽 추출물과 골고루 섞이도록 함과 동시에 쪽 색소와 결합하여 화학반응을 일으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당그래질의 근본적인 목적은 인독실의 산화이다. 인독실이 공기와 접촉하게 되면 인디고 색소로 변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사용하는 당그래는 곡식을 말릴 때 넓게 펴서 널거나 긁어모으고, 말리던 곡물을 더 잘 마르라고 가끔씩 저어주던 역할을 하고, 아궁이에 불을 지피던 시절, 다 타고 남은 재를 긁어내는 데도 사용했던 농기구이다. 그런데 쪽 염료의 제조에 사용된 당그래의 모양은 일반적으로 사용된 당그래와는 조금 차이가 있다.
그 이유는 “당그래에 귀가 있으면 교반 시 항아리를 깨기 쉬우므로 계란형의 당그래를 이용하였다(김0동, 79세. 2009년 9월 6일 나주시 공산면 신곡동 나주영상테마파크에서 인터뷰.”라는 증언에서처럼 귀가 없는 당그래를 사용하였다.
당그래질을 하면 추출액은 비파그린에서 서서히 녹색→청색으로 변한다. 표면에 하얀 기포가 발생하고, 추출액은 물색→하늘색→청색으로 변한다. 이것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근대 나주에서 쪽물을 만들어 보았거나 본 사람 중에는 정확하게 소요시간을 기억하는 사람이 없었다. 다만 한명수 씨(한0수, 83세. 2009년 9월 5일 나주시 영산동 산정리 가마태마을에서 인터뷰)는 “물색을 보아가며, 당그래질을 하다가 청색이 되면 그쳤다”라고 했다.
예용해 씨는 ‘약 30분 동안 물당구레질을 하느라면 새파랗던 쪽물이 차츰 검붉어진다’라고 기록했으며(1969.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 제 4편 산업기술. 문화공보부 문화재 관리국), 석주선 씨는 ‘석회를 넣고 횟대(도는 당그래)로 골고루 저어 놓는다. 쪽물과 석회가 중화되면서 더 퍼런 색깔로 거품이 일어난다. 처음에는 희그무레한 거품이 인다. 약간 시간이 경과되어 퍼런 거품이 일어날 때 다시 젓는다’라고 기록하였다(1968. 중요무형문화재조사보고서 제48호; 나주의 샛골무명과 쪽물. 문화공보부 문화재관리국). 이 과정에서 추출물이 청색으로 변한 것은 인독실이 산화가 되어 인디고(쪽 색소)로 되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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