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쪽을 수확하는 시간대는 “호남 지방에서는 수분을 많이 흡수한 이른 아침에 베어야 양질의 염료를 얻을 수 있다고 하나 중부 영동지방에서는 오후에도 벤다”(박복규. 1977. 한국의 쪽물 염색에 대한 고찰. 홍익대학교 석사학위논문). “쪽은 안개가 자욱한 새벽에 베어야 제 색깔을 낸다”(예용해. 1996. 무형문화재 보고서). 이 논문과 보고서에서는 쪽을 베는 특정 시간대에 대해 언급해 놓았는데, 과거 나주에서는 보통 새벽에 쪽을 수확하였다.
과거 나주에서는 “이른 아침에 이슬이 있을 때 식구대로 나가서 베었다”(김0동, 79세. 2009년 9월 6일 나주시 공산면 신곡동에서 인터뷰). “이슬이 흠뻑 내리는 새벽 3시쯤에 들에 나가 쪽대를 베었다”(한0수, 83세. 2009년 9월 5일 나주시 영산동 가마태마을 자택에서 인터뷰). 이 외에 다른 제보에서 쪽의 수확 시간대는 새벽이었다.
쪽을 새벽에 수확하게 된 배경에는 쪽을 수확하는 시기가 한여름으로 새벽 일찍부터 날이 밝아오고, 낮에는 무더우므로 시원할 때 일을 하기 위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런데 나주에서는 쪽은 새벽에 수확해야지만 색소가 많이 추출된다는 말이 정설처럼 전해져 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마도 한낮에 쪽을 수확할 경우 일부 쪽잎이 건조되어 쪽 색소의 추출이 적어진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쪽식물에는 인디고 색소 전구물질(前驅物質)인 인디칸이 함유되어 있다. 이것은 수용성이므로 쪽잎을 물에 넣으면 물에 용출되고, 이것은 자연가수분해에 의해 인독실이 된다. 이것이 산화되면 푸른색의 불용성 인디고가 된다.
인디칸이 인독실이 되고, 인디고로 되는 과정에서 산화를 촉진하는 것은 산소이며, 산화가 된 것은 불용성이 되어 물에 녹지 않는다. 그러므로 쪽을 수확하는 과정에서 수분이 증발되고 건조되는 과정 또는 쪽을 베면서 상처가 난 부위와 산소가 결합되면 인디고 색소 전구물질인 인디칸의 추출이 되지 않으므로 햇볕이 강하거나 바람이 많이 불고 건조한 날은 수확에 적합하지 않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쪽을 수확하여 물에 넣어서 인디칸을 추출한 후 염료를 만드는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 윈난성, 태국 등지에서는 대부분 새벽에 쪽을 수확하는 전통적인 문화가 있다. 모두 경험이 지혜를 만든 것인데, 나주 또한 경험의 축적에 의해 쪽을 새벽에 수확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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