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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동물복지 육계만 판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9-14 08: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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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네덜란드 동물복지 단체 웨커디아(Wakker Dier)는 지난 8월 11일 네덜란드에서는 늦어도 2023년 말까지 모든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신선한 닭고기는 베이터 레이번(Beter Leven) 인증이 있는 것만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터 레이번(Beter Leven)은 영어 Better Life(더 나은 삶)에서 유래된 것으로 2007년 네덜란드 동물 보호 협회가 제도화한 민간 인증 제도이다. 


소비자들이 어떤 기준에서 동물이 사육되고 있는가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하는 라벨이다. 베이터 레이번 마크는 3단계의 인증으로 별 하나부터 세 개까지 표기하는데, 별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동물복지가 잘 된 것이다. 웨커디아는 2012년부터 동물복지를 배려하지 않은 닭고기의 판매 중지를 요구하는 캠페인을 해 왔다. 


그 결과 2015년 1월에는 네덜란드의 소매 체인, 생산 농가, 거래업자 등이 최소한의 동물복지 충족 요구 사항에 대해 합의했다. 


이후 슈퍼마켓 체인인 보니(Boni) 외의 육계는 이미 베이터 레이번 인증이 된 것만 판매하는 데 참여했다. 보니 또한 지난 8월에 2023년 말까지 최소한 별 1개의 베이터 레이번(Beter Leven)의 닭을 판매하기로 했다. 


닭고기에서 베이터 레이번 인증을 받으려면 성장 속도가 완만한 품종(1마리의 하루 평균 증가 무게가 최대 45g 이내 등)을 넓은 공간(최대 사육 밀도는 1평방 미터당 12마리 또는 25kg 이내)에서 사육할 필요가 있다. 


사육 환경은 닭의 출입이 가능한 곳으로 닭장에 햇빛이 들어오고 지붕이 있는 외부 시설이 요구되고 있다. 


2023년 말까지 모든 슈퍼마켓에서 동물복지 육계를 판매하기로 한 데에 대해 환영 일색만은 아니다. 


베이터 레이번 인증 닭은 사육 기간이 기존의 닭에 비해 2주 길어지므로 더 많은 사료가 소비되게 되고, 환경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네덜란드 양계 협회(NVP)는 “지구 환경보존 측면에서 기존의 성장 속도가 빠른 품종이 좋다. 생육 기간이 길면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증가하는 등의 단점도 있다. 


사육 시설당 닭의 수가 적어지면 난방을 위해서 닭 1마리당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러한 요인은 실제로 CO2 배출량을 많게 한다.”라고 주장했다. 


국제적 관점에서 다른 동물복지 육계는 생산비 증가로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고, 가격이 높아져 소비가 둔해질 우려가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에서는 동물복지가 대세이다. 유럽 사회에서는 동물복지에 의한 생산성 저하로 가격이 상승한다 해도 소비자들이 그것을 감당하겠다는 목소리가 높고, 실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동물복지 달걀과 육류가 별도로 표기 및 진열되어 있고,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임에도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증가에 따라 동물에 대한 인식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따라서 동물복지는 외면할 수 없는 시대가 된 만큼 생산자나 유통 관계자 모두 동불복지 측면에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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