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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검출로 심각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9-01 08: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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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지난해 2월 대만 대만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이었지만 공항에서는 별도로 마련된 입국 카드에 거주지의 전화번호를 적게 하고 확인하는 등 평소와는 달리 꼼꼼하게 체크 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서 체온 체크 등을 하다 보니 평소보다 30-40분 지체되었다. 

 

공항에 마중 나온 사람이 있어서 서둘러 짐을 찾아서 나오는데, 긴 줄이 있었다. 그 줄은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육포 등 육류 소지 여부를 조사했었는데, X-Ray 검사, 캐리어 속의 짐을 꺼내서 일일이 육안 검사를 하는 등 코로나19보다 더 꼼꼼하게 검역을 했으며, 시간도 많이 소요되었다. 

 

대만은 그렇게 꼼꼼하게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AFS)을 막아냈다. 수입품에 대한 X-Ray 검사는 세관에서 시행했고, AFS 고위험 지역에서 대만으로 입국하는 승객에 대해서는 교통부와 검역소에서 철저한 검역을 했다. 그 결과 2018년 8월 중국에서 AFS이 처음 발생한 이후 거의 모든 동아시아 국가들이 AFS의 공격에서 살아남지 못했음에도 대만은 완벽하게 예방했다.

 

그런데 지난 8월 22일 베트남산 육류 제품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8월 23일에는 베트남인 이주 노동자가 밀수입한 돼지고기가 혼합된 육포 등을 압수해 검사했는데, 그중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양성반응이 나타났다. 

 

베트남은 2019년 2월부터 AFS 전염병 지역에 포함되었고, 대만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유입을 막기 위해 베트남산 육류 수입금지와 입국 관리소에서 특별 관리를 해왔는데도 곳곳에서 구멍이 뚫어져 있었다.

 

AFS 바이러스가 발생한 후 대만 AFS 중앙재난대응센터는 지난주 동남아 매장에서 판매된 돼지고기 제품에 대해 109건을 검사한 결과 12건에서 양성 판정이 나왔다. 8월 31일에는 대만 가오슝시 농업국과 보건소의 합동 단속에서 외국인 이주민 기숙사에서 출처 불명의 육류 제품이 나왔다. 같은 날 가오슝 경찰청 출입국관리사무소는 베트남산 육류 제품 23개를 압수해 검사한 결과 만두와 월병에서 AFS 양성 판정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전자상거래에서도 베트남 육포가 판매되고 있었으며, 밀수입도 발견되었다. 대만 검역국과 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인 배우자가 올해 3월부터 육류를 택배로 밀수해 온라인상에서 하루에 5,000개 가까이 팔았다. 판매품 중 소세지, 월병 등 각종 육가공품에서 AFS 바이러스가 양성으로 나타나 바이러스가 포함된 많은 식품을 대만 사람들이 먹은 것으로 추정되었다.

 

AFS에 걸린 돼지고기를 먹으면 바이러스는 인간 점막에서 1주일 동안 생존할 수 있다. 인간에게는 전염되지 않으며, 무해하나 사람이 전염 매개체가 되기 쉽고, 먹다 남은 것들을 음식물쓰레기로 버리고, 이것이 돼지 사료로 사용된다면 AFS 바이러스의 감염이 쉽게 된다. AFS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28일인 만큼 대만농업위원회는 AFS 바이러스의 확산과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8월 30일부터 한 달간 양돈농가들이 돼지 사료로 음식물쓰레기 사용을 금지했다. 

 

대만은 아직 AFS에 감염된 돼지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베트남산 육류 제품에서 AFS 바이러스가 나타난 것을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 당장, 국가에서 금지하고 있는 베트남산 육류를 밀수한 베트남 이주민에 대한 여론이 매우 좋지 않게 형성되고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대만에서 AFS가 발생하면 대만의 축산업, 요식업 및 기타 관련 시장에 최소 8조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에도 AFS가 발생하고 있다. 방역 대책은 야생 멧돼지 접근을 막고, 양돈농장에 드나드는 차량·사람을 통제하고 있는 것 위주로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대만의 경우 AFS 발생 국가에서 생산된 육류와 가공품이 불법 유통되고 있었으며, 그것들에서 AFS 바이러스 양성반응이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에서 AFS 바이러스가 있는 불법 식품에 의한 AFS 전염 가능성까지 포함한 선제적인 AFS 방역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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