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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아파트형 돼지 농장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8-26 08: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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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중국 남부 광시(廣西) 좡족(壯族) 자치구에는 13층짜리 호텔이 있다. 


첨단 기기와 모니터를 통해 출입이 통제되며, 의사(수의사)와 세심하게 차려진 식사가 준비되어 있으나 돼지만 머무르고 있다. 


이 호텔은 최근 중국의 많은 기업이 ‘중국적 특성’을 내세우며 과학적 양돈, 돼지 농장건설을 내세우면서 건립한 ‘돼지 호텔’이라 불리는 아파트형 돼지 농장이다.

 

아파트형 수직 돼지 농장은 유럽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과거 유럽에서는 2-3층 규모의 건물에 양돈장을 만들어 활용했으나 관리상의 어려움, 중앙집중식 양돈장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로 일부만이 운영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유럽과 달리 광시 좡족 자치구에 민간기업인 광시양상(広西陽翔) 등이 나서서 고층 돼지 도시를 건설했다. 광시양상 기업이 건설한 13층짜리 양돈장에는 층당 1,000마리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다. 

 

최근 베이징 동쪽에도 축구장 20개 크기의 5층 건물 3개가 건립되었다. 연간 12만 마리의 돼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이 아파트형 농장은 동물의 발열, 공기 여과, 자동급이, 소독시스템을 모니터링하는 로봇이 설치되어 있다. 

 

중국의 아파트형 돼지 농장은 중국 정부가 농업 모델을 쇄신하는 가운데 대기업의 참여에 의해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시설의 고층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밀도가 높은 시설에서는 질병이 만연하기 쉽다는 것과 소규모 양돈업자를 도살장으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에서는 아파트형 돼지 농장의 등장으로 연간 출하량이 500마리 이하의 돼지 농장이 연간 10%씩 감소하고 있다. 연간 사육 수가 5만 마리 이상의 초대형 양돈장은 권장됨과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아파트형 돼지 농장을 운영하는 회사들은 위생의 우려에 대해 층마다 담당자를 배치하여 층별로 관리하며, 공기는 다른 층이나 건물에 이동되지 않도록 지상의 입구에서 받아들인 다음 옥상에 설치된 높이 15m의 굴뚝에서 배출하고 있으므로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시설에서 나오는 분뇨 또한 폐기물 처리 시설이 되어 있어 처리 후 액체는 주위의 숲에 뿌리고, 고체는 인근 농가에 퇴비로 판매되므로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중국의 아파트형 돼지 농장에서 관해서는 현재 여러 가지 주장이 나오고 있다. 2-3층의 시설이라면 땅의 절약과 위생적인 측면에서 안전해 인구 밀도가 높고 토지가 적은 아시아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긍정적인 주장이 있다. 반면에 가축의 밀도가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질병 위험이 증가하며, 동물복직 측면에서도 우려가 된다는 시각도 있다.

 

중국에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아파트형 돼지 농장에 대한 목소리는 이처럼 다양하고, 각각의 주장에 대한 답은 시간이 지나야 나올 것이다. 


다만 우선 당장, 중국의 아파트형 돼지 농장은 이미 세계 곡물 가격의 상승을 초래했으며, 세계 돼지고기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양돈 산업과 무관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므로 정보를 파악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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