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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효능, 과대 홍보는 독이 되기 쉽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6-15 08: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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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국내 대표적인 우유 유통 가공업체 남양유업이 지난 5월 창립 57년 만에 매각되었다. 그 발단은 제품에 대한 허위·과대광고이다. 


남양 유업에서는 지난 4월 13일 심포지엄에서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에 신종플루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이에 대해 남양유업이 불가리스 제품 7개 중 한 품목에 대해서만 동물세포실험을 한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불가리스 전 제품이 경구 투여 시 효과가 있는 것처럼 허위.과대광고를 했다고 판단하고,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남양유업을 경찰에 고발했다. 


질병관리청 또한 “실제 효과가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남양유업을 경찰에 고발했다. 

 

소비자들은 남양유업 불매운동을 했고, 식약처는 남양유업 공장을 관할하는 세종시에 행정처분도 의뢰했다. 세종시는 남양유업 공장에 영업정지 2개월을 예고한 상태다. 과대 홍보가 역풍을 맞이해 사업 영위 자체가 어려운 신뢰 위기에 봉착했고, 남양 유업은 결국 회사를 매각하게 된 것이다.

 

남양유업과 같이 과대 홍보하거나 실험 결과를 확대 및 임의해석하여 문제가 되는 사례는 종종 있어 왔다. 1998년 10월 11일 일본의 한 방송국에서 ‘수면’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불면증의 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다루는 후반부에서 상추의 수면 효과가 다룬 내용도 유사 사례이다.

 

일본 방송에서 상추 수면 효과는 쥐를 대상으로 실험 검증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방송에서는 실험자는 보이지 않았고, 쥐, 물, 상추, 양상추, 샐러드용 채소의 각 주스가 준비된 장면 그리고 쥐가 30분 내로 잠들었다며 움직이지 않는 장면, 쥐가 잠든 장면 후에 관련 교수가 상추의 수면 효과라며 코멘트 하는 장면이 방송되었다.

 

방송은 성공리에 끝났으나 한 교수가 문제를 제기했다. 그 교수는 상추에 함유 lactucopicrin은 수면 효과가 있으나 기존의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쥐가 수면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쥐의 체중 1㎏에 최소 15㎎의 lactucopicrin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쥐의 수면에 대한 lactucopicrindml 유효량은 15㎎/㎏이므로 신선한 상추로 환산하여 쥐에게 먹이려면 체중이 20g의 쥐에게 30g의 상추를 주스를 먹여야 하는데, 몸무게보다 많은 양의 상추 주스를 급여할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 방송은 문제 시 되었고, 학계에서조차 구체적으로 다루는 등 큰 파문이 일었었다.

 

비슷한 사례는 중국에서도 있었다. 지난 2월 26일 저장성 질병통제예방센터의 공식 WeChat 계정에는 "녹차는 세포에서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를 죽이고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가 발표했다. 그러나 곧 상급 기관에 의해 삭제되었다.

 

녹차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으며, 과학적 실험으로 뒷받침된다면 당연히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억제를 이해하는 방법이 문제가 된 것이다. 실제로 차에 함유된 많은 물질이 다양한 병원성 미생물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많은 연구에서 입증되었으므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억제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중국 저장성 질병통제예방센터의 공식 WeChat에 게재된 연구 결과는 녹차의 처리군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핵산 증식이 대조군에 비해 10,000배에서 100,000배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으나 이는 세포실험의 결과일뿐 어떻게 발생하는지는 조사되지 않았다. 더욱이 인체 내에서도 바이러스 감염에 효과적인지에 대한 실험은 없었다. 

 

최근 농산물 소비자들은 먹는 즐거움 외에 기능성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연구기관에서는 기능성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판매 현장에서도 기능성을 강조하면서 판매하고 있는데, 위의 사례는 과대포장하고 성급하게 발표하면 연구기관의 신뢰도를 무너뜨리기 쉽다는 것을 보여 준다. 

 

판매 현장에서도 과대 허위 광고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사실에 준하여 홍보하여 신뢰를 얻고, 재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온라인 유통이 증가할수록 신뢰는 중요하다는 점에서 농산물 효능의 과대 홍보는 독이 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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