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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떡, 제비쑥떡, 수리취떡 중 남도의 단오떡은?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6-14 07: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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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오늘은 음력 오월 오일 단오이다. 단오에서 ‘단(端)’자는 처음 곧 첫 번째를 뜻한다. 


‘오(午)’자는 오(五) 다섯의 뜻에서 유래된 것으로 단오는 ‘초닷새(初五日)’를 뜻한다. 


양수(陽數)인 홀수로 이루어진 단오는 연중 양기가 가장 충만한 날이라 해 수릿날(戌衣日ㆍ水瀨日)이라 했다. 

 

수릿날에서 수리는 속어로 수레다. 수레는 차(車)인데 높다(高), 위(上) 또는 신(神)이라는 뜻도 있어서 ‘높은 날’, ‘신을 모시는 날’ 등의 뜻으로 이것을 합치면 ‘높은 신이 오시는 날(至高)한 신이 하강(下降)하는 날’이란 뜻이 된다.

 

단오의 음식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떡이다. 단오에 떡을 이용하는 문화는 중국과 일본에도 있으나 이용되는 떡에는 차이가 있다. 중국, 대만, 홍콩 등지에서는 단오 때 쭝쯔(粽子)가 인기다. 댓잎이나 갈대잎을 삼각형으로 만들어 찹쌀밥을 싸고 붉은 대추, 팥소, 고기 등을 넣어 찐 찹쌀떡이다.

 

쭝쯔는 초나라 왕이 진나라에 들어가 죽자 초나라 충신이자 시인인 굴원(屈原, BC 343-278)이 양쯔강 멱라수에 몸을 던졌고, 사람들이 굴원의 시신을 물고기가 먹지 못하게 종려나무 잎에 싸서 만든 떡인 '쭝쯔'를 만들어 강에 던진 데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치마키(ちまき)와 ‘가시와모치(柏餅)'가 단오떡이다. 치마키는 중국에서 전해진 것으로 댓잎으로 싼 중국의 '쭝쯔'와 모양 및 만드는 방법이 비슷하다. ‘가시와모치’는 멥쌀가루를 사용한 팥고물 떡을 큰 떡갈나무 잎으로 감싼 떡이다. 떡갈나무는 새싹이 자라기까지 잎이 떨어지지 않으므로 부모가 자식의 성장까지 돌본다는 의미에서 ‘자손 번영’, ‘재수가 좋은’이라는 의미에서 사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수리취로 만든 수리취떡이 단오떡이라는 주장이 있으나 그것은 수릿날, 수레모양의 떡이 이용된 데서 혼동된 것이다. 수리취는 전남에서도 떡의 고급 재료로 이용된 전통이 있으나 수리취라는 이름이 아니라 분대떡, 분추떡, 번추떡 등으로 불리어 왔다. 이는 수리취떡의 이름이 수릿날의 떡에서 유래된 것이 아니라 수리취로 만든 떡에서 유래된 것으로 유추할 수가 있다.

 

『경도잡지(京都雜誌)』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수의(戍衣)라는 말은 우리말의 차(車), 곧 수레의 뜻이고 이날 쑥잎을 채취하여 쌀가루에 넣고 푸른빛이 나게 하여 수레바퀴모양으로 만들어 떡을 해 먹었다. 그 떡 모양이 수레바퀴 같다 하여 수리치(戍衣翠)라 하고, 단옷날을 수렛날(술의 날)이라고도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중국과 일본 등에서 발행된 떡에 관련된 많은 책에서도 한국의 단오떡은 쑥떡으로 기술하고 있으며, 그 근거로는 중국의 고문헌인 『요사(遼史)』를 들고 있다.『요사(遼史)』에 의하면 “발해에서는 5월 5일에 쑥떡을 만드는 풍습이 있었다.”라고 되어 있다(守屋美都雄訳注布目潮渢. 1979. 荊楚歳時記. 平凡社、東京). 발해는 고구려 출신 대조영(高王)이 한반도 북부·중국 동북(東北) 지방 동부·연해주에 세운 국가로 698년에서 926년까지 존재했다. 일반적으로 고구려 유족이 주로 상류 지배층을 형성하였고, 만주 지역의 말갈족이 하류층을 형성하였다.

 

발해에서 5월 5일에 쑥떡을 만들어 먹었던 것은 말갈 사람들의 자체 행사 음식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그 전통은 우리나라와 발해에서만 있었다. 그 전통이 근대까지 이어져 왔으므로 쑥떡은 단오의 떡임을 부인할 수가 없다. 그런데 문제는 쑥떡에 대한 해석이다.

 

중국의 한족이나 대만에서는 지금도 3월 3일에는 떡쑥으로 떡을 해 먹는 문화가 성행하고 있는데, 과거에는 쑥이라는 뜻의 애(艾)라는 이름이 사용되기도 했다. 중국에서 떡쑥의 이용 역사는 2,000년 이상 되었다. 일본에서는 879년에 발행된 『문덕실록(文徳実録)』에 떡 재료로 기록되어 있으며, 쑥에 앞서 떡에 이용된 문화가 있었다. 지금은 서국초(鼠麴草)라는 이름이 많이 사용되지만 과거의 애(艾)를 해석할 때는 중국과 일본에서 오래전부터 논란이 되어 왔다. 

 

떡쑥은 나주 등 남도에서 제비쑥 또는 서리쑥으로 불리는 식물이며, 떡을 해 먹었던 오랜 전통이 있다. 중국과 일본의 고문헌에서 애(艾)가 사용된 상황에 따라 쑥인지 떡쑥인지에 대한 논란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단오의 전통 떡은 쑥떡이 분명하다. 다만 그 떡이 쑥으로 만든 떡인지, 제비쑥(떡쑥)으로 만든 것인지는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나주에서 전통을 부활시킨 남도의 제비쑥떡은 과거 단오에 이용되었던 떡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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