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히 쉬고 있던 아파트에 화재경보음이 울리고 어디선가 매캐한 연기가 올라와 대피를 해야 한다고 가정해보자. 대피를 위해 밖으로 나왔는데, 아래에서부터 올라오는 화염과 연기를 피해 옥상으로 대피하려고 올라갔다. 하지만 옥상문이 열쇠로 잠겨 있다면? 혹은 한시가 급박한 상황에서 옥상비상구인줄 알고 열었던 문이 다른 곳으로 통하는 문이었다면?
실제 이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되지만, 지난해 12월 군포시 아파트에서는 불을 피하려고 상층부로 이동하던 주민 2명이 옥상 계단참에서 연기에 질식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옥상보다 한층 더 높은 승강기 기계실을 옥상으로 착각해 빠져나가려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많은 사람들의 안타까움 샀다.
이러한 옥상비상구 관련 사례들이 꾸준히 발생하는 이유는 바로 옥상 비상구를 잠가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평소에 많이 찾지 않는 아파트 옥상이라는 장소는 청소년 비행장소로 이용되거나, 자살 등이 종종 발생했던 장소다. 그렇기 때문에 이와 같은 사건사고 방지를 목적으로 옥상 출입문에 잠금 장치를 하는 경우가 많다.
현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16조의2(출입문)에 의해 2016년 2월 이후에 건설된 공동주택 옥상에는 화재 발생 시 자동으로 열리는 자동개폐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있다.
‘옥상출입문 자동개폐장치’란 평상시에는 닫힌 상태로 방범기능 역할을 하고, 화재가 발생하면 감지기의 신호를 받아 옥상문을 자동으로 개방하여 유사시 옥상으로 안전하게 대피 할 수 있게 만들어진 시스템을 말한다.
하지만 2016년 2월 이전에 지어진 공동주택은 옥상 출입문 자동개폐장치를 설치할 의무가 없어 주민이 자율적으로 설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보통 1개소 설치 비용이 60~80만원 정도 하기 때문에 선뜻 설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소방서에서는 기존 아파트대상에 대하여 비상문 개폐장치 설치를 권고하고 교육과 홍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옥상 출입문 자동개폐장치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옥상 비상문 개폐장치와 더불어 공동주택 화재 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법은 옥상출입문과 타 출입문이 구분될 수 있도록 안내문을 부착하는 것이다. 또한 입주민들은 비상구 등 평소 피난경로를 확인 및 숙지하고 옥상출입문이 개방 돼있는지, 자동개폐장치가 설치돼 있는지를 확인해야한다.
재난이 발생할 경우 비상구는 우리 모두의 생명을 살리는 출입문이다. 우리집 아파트 옥상출입문에 자동개폐장치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면 누구나 쉽게 피난이 가능하도록 설치에 관심과 노력을 가져야 할 것이다. 안전한 우리집, 안전한 삶은 나의 관심과 행동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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