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요즈음 치유농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치유농업은 농촌자원 또는 이와 관련한 활동 및 산출물을 활용하여 국민의 심리적·사회적·인지적·신체적 건강을 도모하는 류의 농업이다. 치유농업의 원조격은 화훼산업이다.
화훼는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이 아닌데도 이용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할 정도로 오래되었다. 그리스 로마시대에는 이미 광장에 꽂집이 있었다.
삼국유사에서는 노인이 수로부인에게 꽃을 선물하는 이야기가 있다. 꽃은 먼 옛날부터 선물하고 받으면서 기쁨과 슬픔을 나누고, 심신을 수양하며, 마음의 위안을 삼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해 왔다.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화훼산업은 그 규모는 크지 않으나 화훼 농가의 소득 증대, 꽃집 등 이용과 유통업계의 일자리 창출, 직업의 존속, 화훼의 이용에 따른 개인과 사회의 건강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의의는 산업의 규모 대비 매우 크다.
치유농업 그 자체로는 아직 비즈니스 모델이 제대로 만들어져 있지 않고, 농가의 소득 증대 측면에서는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음에도 정책적 비중이 크고, 사회적 관심이 높은 것 또한 화훼산업처럼 금전적인 부문만으로는 따질 수 없는 효용성과 기대효과를 가지기 때문이다.
화훼산업은 치유농업의 원조격이자 생산, 유통, 이용 측면에서 사회적 효과가 큼에도 우리나라 농업 정책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발전을 위한 노력은 평가하기조차 부끄러울 정도이다. 그에 관한 대표적인 사례는 화훼통계이다.
화훼통계는 기본적으로 화훼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및 유통개선 대책 수립과 학술연구 등에 필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세부적으로 관련 업계에서는 산업 동향과 추이를 파악하고, 이에 대비하며, 활용하면서 관련 산업의 활성화에 기여하게 된다.
최근의 화훼산업은 빅데이터를 근간으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정책과 마케팅이 기본적으로 필요로 하다는 점에서 시대의 변화에 맞는 통계 자료의 작성은 기본 중의 기본이며, 화훼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화훼선진국에서는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화훼통계부터 정비하고, 화훼산업의 정책과 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날로그 시대에 작성되었던 틀이나 용어, 분류, 범위, 조사 방법을 수십년채 고집하고 있으며, 그나마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화훼 부류별 재배면적에서 관상식물, 절화, 화목, 분화, 초화류, 종자, 구근으로 분류되어 있는 것도 자세히 살펴보면 시대에 맞지 않다.
농림식품부에서 발행한 화훼통계 자료에서는 관엽식물과 다육식물 자료는 어떤 품목의 자료를 참조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관상식물은 조경수 위주이나 화목은 정원수이면서도 별도로 구분되어 있고, 화분에 식재된 관엽식물은 별도 분류가 없으므로 관상식물인가 꽃이 피는 분식물인 분화류에 해당되는가도 애매하다. 이런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화훼의 품목별 수입액에서는 난초와 양란이 따로 구분되어 있는데, 난초의 분류 기준과 범위가 불명확하다. 분화류 구분에서도 야자류와 관음죽 등 구분 또한 시대에 맞지않다.
농림식품부에서 발행한 화훼통계 자료에는 통계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애매모호한 것이 너무 많다. 그러나 화훼의 유통, 소비동향, 수출입 등의 통계 자료를 찾다 보면 재배분야 통계는 그나마 존재 자체가 감지덕지하다. 화훼산업이 발전하려면 소비 부문에서 활성화가 되어서 산업을 이끌고, 생산은 그것에 대흥해 나가야 하는데, 소비 부문의 통계는 아예 없다.
화훼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화훼선진국의 통계 자료만 찾아보아도 개선해야 할 부문이 너무 많고, 디지털 시대의 가속화에 따라 통계의 작성도 과거와는 달리 쉽게 되었다. 그런데 정책 수립의 가장 기본적인 화훼산업 통계부터 부실하다는 것은 그만큼 화훼산업 정책이 무지하며, 무능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다.
화훼산업 발전 및 화훼문화 진흥에 관한 법률(2019. 8. 20., 제정) 제2장 5조에는‘화훼 관련 통계 및 정보화에 관한 사항’이 있다. 이제는 제대로 된 화훼통계를 작성할 수 있는 법률적 배경이 생겼다. 화훼산업의 부실 통계를 예산과 인력 등의 핑계만으로 회피할 수 없고, 치유농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화훼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증가된 시기이다. 이 기회를 발판삼아 화훼통계를 정비하고, 제대로 작성하여 화훼산업에 강력한 동력을 부여하길 바란다.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jnnews.co.kr/news/view.php?idx=302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