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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백련과 로터스 효과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4-14 08: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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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친환경이 시대의 화두가 되면서 연잎에 대한 접근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연잎은 식음료 측면에서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지금은 환경 측면에서 시각이 강화되고 있다. 환경 측면에서 연잎에 대한 시각은 크게 포장용과 로터스 효과 측면으로 구분된다.

 

포장용으로 연잎이 고려되고 있는 것은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와 관련이 있다. 플라스틱(비닐 포함) 폐기물 등 환경문제가 심각해지자 2015년 9월 유엔 정상 회의에서는 SDGs를 채택하고, 유엔에 가입한 193개국이 2016년부터 2030년까지 17건의 목표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 SDGs의 목표 14는 플라스틱 쓰레기 감소이다.

 

유엔정상회의에서 SDGs가 채택된 이후 아시아에서는 7개국, 아프리카에서는 무려 26개국이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2018년 유엔환경계획). 플라스틱 포장지의 사용 대신 바나나잎 등 식물의 잎을 포장지로 사용하는 나라도 증가하고 있다. 

 

태국 슈퍼마켓 체인 ‘Rimping Supermarket’에서는 상추, 오이, 콩 등 다양한 채소를 바나나잎으로 포장한 상품을 유통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서는 양념치킨을 바나나잎에 포장해서 판매하고 있다.

 

이들 나라는 밥이나 떡 등을 바나나잎에 감싸 요리를 하고, 도시락처럼 이용하는 문화가 있었으나 채소, 양념치킨 등을 바나나잎으로 포장해서 유통하고 있는 것은 새로운 것으로 친환경 측면에서 도입한 것이다.

 

열대 및 아열대 국가에서 바나나 잎 등을 포장용으로 활용함에 따라 온대지역에서는 바나나잎 대신 연잎, 토란잎이 주목받고 있다. 연잎은 연잎밥에 이용되고 있으며, 중국 등지에서는 연잎으로 감싼 다양한 요리가 있으므로 포장용으로도 낯선 식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토란잎은 연잎처럼 넓으며, 흔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정월대보름에 나물과 쌈으로 이용하는 문화가 있다.

 

연잎과 토란잎은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포장지로 사용하기에는 미흡하고 어려운 점은 많지만 이들 잎의 사용으로 친환경을 추구하기 위한 노력과 의지를 되새길 수 있으며, 새로운 상품의 개발과 마케팅이라는 측면에서의 활용 전망은 좋다고 할 수 있다.

 

로터스 효과(Lotus effect)는 재료 공학에서 연에서 발견되는 자정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연은 진흙이 많은 연못과 늪을 선호하지만 꽃과 잎은 깨끗한 상태를 유지한다. 특히 연잎은 젖지 않는 특성이 있는데, 이를 연구한 독일의 식물학자 빌헬름 바르트로트(Wilhelm Barthlott, 1946년생)는 연잎의 천연 자정 메커니즘에 대해 ‘로터스 효과(Lotus effect)’라 명명하고 상표를 등록했다.

 

로터스 효과는 미세 구조와 표면의 화학적 특성으로 인해 연잎이 젖지 않는 현상이다. 연잎 표면에 묻은 물은 표면 장력에 의해 수은처럼 말려 물방울이 된다. 흙 등 이물질을 잎에 떨어뜨려도 굴러떨어진다. 토란 잎 등에서도 비슷한 효과가 있다.

 

연잎에 물이 달라붙지 않고 물방울이 되어 떨어지는 것은 잎 표면과 물이 만나는 각도가 150 ° 이상 되기 때문이다. 최근 나노기술 분야에서는 연잎의 미세한 요철 구조에 의한 소수성(로터스 효과)을 다양한 제품에 응용하고 있다. 일본의 한 기업에서는 요구르트 제품의 용기 뚜껑에 사용되는 알루미늄에 이 기술을 적용해서 요구르트가 묻지 않도록 했다.

 

로터스 효과는 페인트, 지붕, 콘크리트, 유리, 천 등 다양한 제품에 응용이 되고 있다. 이 기술이 더욱더 발달 되면 온실의 지붕, 콘크리트 벽면의 오염과 청소의 노력을 줄일 수가 있다. 자동차의 앞 유리에 와이퍼 또한 필요가 없게 될 것이다.

 

연잎은 이처럼 로터스 효과가 있어 깨끗하고, 잎도 크므로 식품 포장과 가공제품에 응용하기 좋으며, 친환경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기대효과가 높다. 지금은 6농가가 7ha 정도의 면적에 백련을 재배하고 있는 무안군에서는 한 때 80여 농가가 80ha(약 24만평)에 백련을 재배했다. 

 

무안군 일로읍 복룡리에는 회산백련지(둘레가 3km, 면적은 33만 평방미터의 연꽃방죽)가 있으며, 1997년부터 백련축제도 개최해 오고 있다. 무안군은 이 자원과 연잎의 친환경 포장재로서의 이용성, 로터스 효과를 연계시켜서 지역활성화에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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