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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배추 꽃밥, 해남 명물로 육성하자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4-07 08: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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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해남은 우리나라 겨울 배추 최대 산지이다. 전국 생산량의 70%(2507㏊)를 차지하고 있는 해남의 겨울 배추는 다수가 지난겨울을 넘기지 못했다. 한파와 잦은 강우로 인해 뿌리 생장점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썩고, 물러지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상품성이 크게 떨어진 배추들은 폐기되거나 방치되었다. 물러지고 썩어 방치된 배추에도 생명의 봄이 찾아왔다. 썩은 줄만 알았던 배추가 되살아나면서 꽃을 피우고 있다. 노랗게 피운 꽃이 예쁘기도 하지만 그 놀라운 생명력과 자연의 신비에 숙연할 뿐이다.

 

몸의 80-90%가 썩어 버린 상태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워낸 배추. 그 생명력과 삶에 대한 의지는 감동을 자아내게 하지만 농민들에게는 겨울 배추 농사를 버려야 했던 가슴 아픈 상처를 후비고 있다.

 

해남 곳곳에 있는 배추꽃들은 그렇게 농민들의 아픔을 간직한 채 봄을 맞이했다. 아픔과 아름다움을 간직한 배추꽃을 보면서 활용도를 찾기 위해 꽃대 몇 개를 꺾어서 무치고, 일부는 밥에 넣어 비볐다. 순간 밥은 꽃밥이 되었다. 맛은 단맛이 적당하게 배어 있는 봄동에 못지않게 좋았다. 눈과 입을 즐겁게 해준 배추꽃밥. 밥을 먹은 것이 아니라 봄을 먹은 듯했다. 

 

해남 배추꽃은 상흔(傷痕)이 아니라 숨은 보석이었다. 봄철의 꽃밥은 신선하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좋다. 셀러리, 무침, 비빔밥, 회비빔밥 등 활용처도 많다. 지역의 식당, 레스토랑 등지에서는 봄철 이벤트 상품으로 손님에게 어필할 수가 있다. 시각적으로 아름다워 잡지나 방송에 내보내기가 좋다. 이를 활용하면 관광자원으로 삼을 수 있고, 택배 상품을 만들어 전국 각지로 발송할 수가 있다.

 

바다와 보리밭을 끼고 넓게 펼쳐진 배추꽃밭 그 자체와 배추 꽃밥을 관광 상품화할 수 있고, 해남 땅끝과 해남 대흥사 관광지를 찾는 사람들, 완도 청산도와 보길도의 관광객에 연계해서도 활용할 수가 있다.

 

배추꽃이 생산되는 시기는 길지 않으나 봄철 외출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는 점에서 관광자원으로서 가치는 매우 높다. 게다가 해남은 겨울 배추 최대 산지라는 점에서 해남 배추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배추김치 등 다른 상품의 판매력까지 높일 수가 있다. 

 

배추 꽃밥을 상품화하고 인기를 높이면 해남 배추 봄동, 배추 꽃밥, 해남 묵은김치, 해남 배추김치 등 시즌과 음식문화를 만들고, 이것을 관광과 판매에 활용하는 등 상품과 판매 전략을 세우고, 활용으로 지역 활성화 및 지역민들의 소득증대를 꾀할 수가 있다.

 

썩고, 문질러진 배추가 피어낸 꽃. 겨울 배추 농가들에게는 상흔이지만 희망의 꽃이기도 하다. 희망을 간직한 해남 배추꽃을 봄철이면 해남을 알리고, 해남의 봄을 전국 각지로 배달하고, 상춘객(賞春客)을 해남으로 불러 모으는 해남 명물로 육성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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