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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치료복지, 체질개선 해야 산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4-05 08: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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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봄의 시작과 함께 각지 농업기술센터에서 원예치료 관련 강좌가 개설 운영되고 있다. 


원예치료는 치료사가 원예활동을 통해 대상자를 치료하는 것이며, 국내에서 도입 된지 50년이 넘었다. 원예치료의 국내 도입 계기는 베트남전 참전 상이군인들의 재활을 위해서였다. 

 

당시 참가자에 의하면 원예치료라는 용어는 사용되지 않았으나 국가 차원에서 전쟁에서 팔다리를 잃거나 장애가 생긴 사람들의 건강 회복 및 사회 복귀를 위해 원예가 사용되었다. 


원예식물의 재배 교육, 원예를 활용한 작업치료, 분재 교육 등이 이루어졌었다. 프로그램 내용은 현재의 원예치료 및 작업치료와 다르지 않았으나 베트남전쟁이 끝나고 없어졌으며, 작업치료는 그것이 계기가 되어 계속 발전해 오고 있다.

 

오늘날과 같은 개념의 원예치료가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된 것은 1990년대 초에 미국 등지의 원예치료가 소개되면서부터이다(허북구. 1991. 원예치료의 역사와 효과. 화훼협회보 122:32-33). 1990년대 초는 농업의 전환기였다. 그 이전까지는 물건의 부족시대로 생산만 하면 팔리던 시대였다. 


농업에서도 다수확왕이 각광 받았듯이 생산량이 중요시되었는데, 1990년대가 되면서 패러다임이 변했다. 물건은 넘쳐났고, 소비자들은 선택의 시대를 맞이함에 따라 원예도 소비 분야와 다양성이 중요시되면서 새로운 길이 모색되었다.

 

그와 같은 시대적 배경 속에서 등장한 원예치료는 주목받았다. 원예의 소비와 이용 분야의 새로운 길을 적극 모색했던 학자 등이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원예치료를 도입 보급했다. 관련 책의 출판, 조직화, 교육 활성화, 관련 연구의 진전, 수많은 논문이 발표되는 등 원예치료는 외형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그 발전 속도는 우리나라 보다 원예치료의 도입이 2년 정도 빨랐던 일본은 물론 도입 후 보급과 발전이 지지부진했던 타이완, 홍콩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대학에서는 평생교육원뿐만 아니라 정규 과목이 생겼고, 수많은 원예치료사, 석사, 박사가 배출되었다. 농촌진흥청과 지역의 농업관련 기관에서도 원예치료의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원예치료는 유망 직업으로까지 포장되었다.

 

원예치료가 도입되고, 보급 된지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원예치료는 여전히 유망 직업으로 홍보되고 있으나 치료 현장에서 제도적 수요는 거의 없고, 정규직의 원예치료사 또한 손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보다 원예치료의 외형적인 발전 속도가 늦었던 일본은 병원과 요양원 등지에서 상당수의 원예요법사(원예치료사)가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구인 광고란에서 종종 원예요법사 모집 안내를 볼 수가 있다.

 

일본에서 원예요법(원예치료)이 치료라는 목적에 맞게 성공적으로 정착하게 된 배경은 치료라는 목적성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상자의 치료라는 목적성이 분명함에 따라 원예치료 관련 조직과 교육 내용 등은 수요자 중심으로 되어 있다. 일본원예요법학회의 임원진 20명의 직업을 살펴보면 병원장, 의사 등이 8명(40%), 복지 및 장애우센터 근무자 2명(10%)으로 의료 및 재활 현장 관계자가 50%이다. 대학 관계자와 교수는 8명(40%)인데, 원예전공, 조경전공, 총합과학 등 다양하다. 업체 관계자는 2명(10%)인데, 원예치료 시설업 등과 관계되는 사람들이다.

 

원예치료 관련 전문대학인 효고현립아와지경관원예학교(兵庫縣立淡路景観園藝學校)의 원예요법 과정의 커리쿨럼과 강사진을 보면 철저하게 치료 현장의 수요에 맞춰져 있다. 기존 졸업생 중에는 물리치료사, 간호사 출신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은 원예치료를 배워 의료 및 복지 현장에서 원예치료사와 물리치료사 및 간호사를 겸직하고 있으며, 병원 등 기관에서는 이를 인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치료라는 본질적인 목적보다는 원예의 소비와 보급이라는 측면에 비중을 두고 있음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사)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의 임원진의 직업을 보면 원예치료를 이해하고, 원예치료사를 치료 현장과 연결할 수 있는 의료 관계자가 없다. 농업기술센터 등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원예치료 관련 교육은 원예치료, 원예심리상담사, 원예심리지도사 등의 교육이 진행되고 있으나 치료와 심리에 관한 전문성 없이 추상적으로만 이루어지고 있을 뿐이다.

 

국내에서 원예치료는 그동안 원예의 소비 확대와 국민들의 정서 함양에 기인해 왔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고, 이대로는 수요가 커지는 본질적인 원예치료의 수요에 대응할 수가 없으므로 공급이 아닌 수요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농업기술센터 등지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또한 원예치료사 양성인가, 원예의 효용을 알리기 위한 교육인가, 원예의 소비 확대를 위한 교육인지를 분명히 하고, 그에 맞는 수요자 중심의 프로그램 명칭 사용과 교육을 해야 효과가 있고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본질적인 내용과 목적 없이 그럴싸한 명칭만 사용한 교육과 행정은 다 함께 죽는 길이다. 원예치료가 살아남고, 실 수요자에게 큰 도움이 되게 하기 위해서라면 인식, 교육, 조직, 제도화 등 모든 면에서 체질이 개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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