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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과 중국의 파인애플 전쟁 속의 숨은 그림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3-30 08: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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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대만에서는 최근 파인애플 소비 촉진 국민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대만 정부 차원에서는 파인애플을 PR하고 농산물의 수출을 위한 전담팀을 조직했다. 파인애플의 가공법, 소비량과 수출량은 연일 언론을 통해 발표되고 있다. 

 

대만에서 파인애플 촉진 운동이 벌어지게 된 것은 중국 정부가 지난 2월 26일 대만산 파인애플에서 해충이 검출되었다며, 3월 1일부로 대만산 파인애플의 수입을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대만은 연간 42만 톤 전후의 파인애플을 생산하고 있는데, 지난해의 수출량은 4만 6천 톤이다. 


수출대상국은 중국이 약 97%, 일본이 약 2%, 기타 1% 정도이다. 생산량의 약 10% 정도를 중국으로 수출하므로 중국의 수입 중단은 대만 농가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대만 파인애플의 중국 수출 비중이 커지게 된 것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은 2012년 4월에 필리핀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던 남중국해 내 ‘스카보러 섬’(Scarborough Shoal, 중국명 黃岩島)을 강제적으로 점령하였다. 필리핀은 국제사회에 호소하고자 국제상설중재재판소에 제소해 2016년 승소 판결을 받았다.

 

중국은 필리핀이 반발하자 필리핀의 파인애플에 문제가 있다며, 수입 선을 대만으로 바꿨다. 대만은 이후 중국에 대한 파인애플 수출량이 3배가 증가했고, 오늘날에 이르렀다. 정치적으로 수출량이 증가하게 된 것이었으며, 대만의 한 언론에서는 2019년 파인애플 수출이 중국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다며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을 향한 파인애플 수출이 정치적인 요인에 의해 증가한 것처럼 이번 수입금지도 정치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시각이 크다. 대만 정부는 지난해부터 중국에 출하한 파인애플의 샘플을 6,200회에 걸쳐 검역을 한 결과 해충이 발견된 것은 13회로 합격률은 99.79%로 매우 높다고 했다. 위생적인 측면에서 수출이 매우 까다로운 일본 수출에도 문제가 없었으며, 해충을 빌미로 경제 제재라는 것이다.

 

대만 농업위원회(한국 농림축산식품부에 해당)의 통계에 따르면, 2020년 대만 농산물의 대중국 수출량은 47만 986톤, 수출액은 300억 대만 달러이다. 중국에 수출되는 농산물 중 주된 것이 농작물이며, 수출량은 33만 2,781톤에 이르는데 이중 파인애플에 초점을 맞춘 것도 의심스럽다는 반응이다.

 

대만에서 파인애플의 주산지는 남부 지역인 가오슝시, 타이난시, 핑동현이다. 이곳은 2016년에 집권한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민진당 출신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2016년 집권 이후 대만은 중국과의 공식적 관계를 끊고, 북쪽(북경) 편중에서 벗어나 남쪽(ASEAN · 동아시아)과의 무역 관계에 강화를 둔 ‘신남방향 정책’을 펴 왔다. 


정책은 중국 의존도를 낮춘다고 했으나 파인애플의 대중국 수출량은 2016년 2만 7,855톤이었던 것이 2020년에는 4만 2,121톤으로 51%나 증가했고, 전체 수출량의 97%가 되었다. 대중국의 수출량은 민진당의 ‘신남방향 정책’ 목표인 동아시아와 ASEAN 국가의 10배에 해당하는 것이다.

 

대만 정부는 중국의 파인애플 수입 규제가 있고 나서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듯 가격 폭락을 막기 위한 예산 투입, 대만 출신 해외 거주민들에게 대만산 파인애플의 수요 호소, 일본, 한국 등지의 수출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에도 수출하는 등 일부 성과는 내고 있지만 다가오는 파인애플 주생산 시기를 잘 넘길지에 대해 의문이 남고 있다.

 

대만과 중국의 파인애플 분쟁은 남의 나라 이야기 같으나 전남지역 농업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동안 시장, 군수가 바뀌면서 전임시장, 군수가 추진해 왔던 농업 정책이 물거품 되고, 새로운 정책의 추진 과정에서 많은 농민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우리 주변에서부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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