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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신안 시금치 섬초가 맛있는 이유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2-20 09: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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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신안군 비금도에서는 시금치 수확이 한창이다. '섬초'로 알려진 비금도 시금치는 맛이 좋다고 알려지면서 소비가 증가하자 비금농협에서는 1996년 3월에 ‘섬초’라는 이름으로 상표등록을 했다. 지금은 ‘섬초’로 더 많이 알려진 비금도 시금치는 겨울철이 주 출하기이며, 달고 품질이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섬초는 특히 겨울철에 수확한 것이 달고 맛있으며, 잎도 두툼하다. 같은 품종이라도 겨울철에 수확한 것이 맛있는 이유는 겨울철의 추위와 관련이 깊다. 월동 식물들은 대부분 겨울이 되면 추위를 견디기 위해 자당 등의 합성계가 활성화되어 물에 녹기 쉽고, 전기적으로 중성인 물질인 자당, 포도당, 과당 등을 세포 속에 축적하고, 전분 합성계는 비활성화가 된다. 

 

식물은 생리적으로도 온도가 낮아지면 뿌리에서 수분흡수와 호흡이 낮아지고 생장 속도가 느려지므로 광합성으로 만들어진 포도당은 생장과 전분 합성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세포 내에 자당 등의 형태로 축적할 수 있게 된다. 

 

식물 세포가 당분 등을 축적하는 이유는 식물이 추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어는 온도(응고점, 凝固点)를 낮추기 위해서이다. 이는 당이 축적되면 세포 내 액의 농도가 상승하고 세포 밖으로 얼음이 존재해도 세포에 침투하기 어려워지므로 세포는 점점 얼기 어려워 세포가 살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즉, 일반 물보다 설탕물이 더 낮은 온도에서 동결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또 다른 이유는 세포의 동결에 의해 탈수된 세포 내에 존재하는 단백질이나 핵산 및 많은 생체막을 보호하기 위한 역할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금치는 지온이 약 9℃ 이하로 낮아지면 뿌리에서 수분의 흡수가 억제되어 당도가 높아지는 것과 함께 비타민 등의 영양 성분도 높아진다. 한 연구에 의하면 시금치의 비타민 C 함량은 100g당 겨울철에 수확한 것의 경우 60mg인데 비해 다른 계절에 수확한 것은 20mg 내외라는 보고가 있다. 

 

일본 농업연구소기구 동북농업연구센터에서는 시금치를 초겨울까지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후 충분한 크기가 되면 하우스의 창을 2주 정도 열어 외기에 노출한 결과 당분과 비타민 C의 함량이 거의 2배가 되었다고 했다.

 

신안 비금도의 시금치 또한 11, 1, 3, 4월에 수확해 100g당 클로로필 함량을 조사한 결과 각각 4.02, 5.39, 2.60, 2.92mg으로 11월과 1월에 수확한 것에서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천연 플라본으로 페놀성화합물인 미리세틴(myricetin)은 수확 시기에 따라 달라 1월(90.5mg) > 3월(85.6mg) > 11월(80.0mg) > 4월(75mg)에 수확한 것으로 순으로 높았다. 칼리, 마그네슘, 철은 겨울철에 수확한 것에서 함량이 많았으며, 칼슘은 다소 감소했다(박용서 등, 2010). 

 

신안 비금도 시금치뿐만 아니라 겨울철에 노지에서 생산한 채소는 이처럼 당도가 높고 영양 성분이 많은데, 특별히 신안 섬초가 맛있다는 반응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명확하지는 않으나 고유품종과 환경 조건의 영향인 것으로 추정된다. 

 

고유품종 측면에서 신안 비금도 섬초는 직립형인 일반 시금치와는 달리 옆으로 퍼진 형태로 저온에 감응하는 부위가 넓게 된다. 이는 겨울철 노지에 식재된 무의 상단(지표면 부분)은 추위에 얼지 않도록 스스로 당도를 올리기 때문에 달고, 땅속 깊이에 있는 끝부분이 벌레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서 맵다라고 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환경측면에서는 일본 구마모토현(熊本県) 시라누이(不知火) 간척지에서 생산된 ‘소금 채소’ 사례를 통해 해석이 가능하다. 간척지 토양과 해풍을 맞으면서 자란 채소라는데 ‘소금 채소’라 불리는 시라누이 채소는 외관상의 품질은 낮지만 미네랄이 풍부하고,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신안 비금도에서 재배된 섬초 또한 게르마늄 성분이 많이 함유된 토양 환경과 해풍에 의한 염도 증가 또한 단맛을 상승시키는 요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신안군 비금도에서 생산되는 섬초는 신안군 차원에서 섬초의 우수한 차별성의 부각에 의한 마케팅 측면에서 구체적인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안 비금도의 자연과 농가가 겨울철에 만들어 낸 시금치가 맛있고, 건강채라는 사실에 주목했으면 한다.

 

참고문헌

박용서, 허북구, 임명희, 코삭토. 2010. 신안 섬초(시금치) 분말 및 미용 제품 연구개발 용역 최종보고서. 목포대학교 산학협력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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