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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비 - 박영동
  • 기사등록 2021-01-23 17: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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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저리도록 시리던 

칼바람은 잠시 주춤하고 

혹여 설마 설마 하면서도 

이토록 훈훈한 바람이

겨우내 차돌처럼 굳은 가슴에 

살포시 와 닿는데

이 시련이 마지막의 진통이기를 

바라는 나의 환상일지는 모르지만  

자꾸만 머릿결을 파고들어

어리 숙한 뇌리를 때려오네

 

섬뜩하게 젖어드는 

한 방울 또 한 방울 

온 종일 잠에 취한 영혼을 

괘종시계 바늘처럼 번갈아 오가며

황혼 녁 썩은 전봇대에 

하염없이 내 갈기는 

늙은 개새끼의 오줌처럼 

오늘 비는, 정녕

누구의 가슴에 내리는 

한 많은 자화상 이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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