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고구마에 대한 원고가 쓸 일이 있어서 해남에 있는 고구마빵 전문점에 주문 상담을 했다. 1월 13일에 주문 상담을 했는데, 1월 말쯤 택배가 가능하다는 답을 받았다. 이유는 예약받은 것이 많아서이다. 코로나19로 다들 장사가 안된다고 난리인데, 빵을 만들고 만들어도 그날그날의 주문에 대응하지 못하는 것은 신기할 정도이다. 맛있고, 모양 좋은 빵이 널려 있는데, 주문하고 나서 보름 이상 기다려야 구매할 수 있는 빵! 그것은 해남읍에 있는 해남고구마빵 전문점‘피낭시에’의 이야기이다.
피낭시에(Financier)는 프랑스어로 ‘금융의’라는 의미가 있으며 빵의 한 종류를 지칭하는 용어로도 사용된다. 금융의라는 의미의 피낭시에가 빵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된 데는 사연이 있다. 1890년경 파리의 증권거래소 근처에는 제과점이 있었는데, 대다수가 주식 중개인이었던 손님들은 일할 때 때 손이 지저분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빵을 요구했다. 제과사 라슨(Lasne)은 손님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해서 빵을 직사각형의 금괴 모양으로 만들었으며, 이것은 큰 인기를 끌게 되어 고유명사가 되었다.
해남읍에 있는 해남 고구마빵 전문점‘피낭시에’의 상호는 밀가루, 버터, 달걀, 아몬드 등으로 만든 작은 금괴 모양의 프랑스식 케이크인 ‘피낭시에’서 따왔다. 상호는 ‘피낭시에’를 사용하고 있으나 ‘피낭시에’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곳은 아니다. 해남‘피낭시에’에서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것은 금괴 모양의‘피낭시에’가 아니라 고구마 모양의 ‘고구마빵’이다.
프랑스‘피낭시에’와 ‘해남 고구마빵’은 전혀 다르면서도 공통점이 있다. 우선, 모형 빵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프랑스 ‘피낭시에’가 금괴 모양이라면 ‘해남 고구마빵’은 고구마 모양이다. 다음은 빵이 만들어진 배경에는 제조지의 분위기와 스토리가있다. 금괴 모양의 ‘피낭시에’가 만들어진 곳이 증권가라면 ‘해남 고구마빵’이 만들어진 곳은 우리나라 최대 고구마 산지인 해남이다.
‘피낭시’가 금괴모양의 빵에 대한 고유명사가 되었듯이‘해남고구마빵’도‘고구마 모양의 빵’에 대한 고유명사가 되어 가고 있는 것도 공통점이다. 웹상에서 해남고구마빵을 검색하면 해남이 아닌 지역에서 고구마 모양의 빵을 만들어서 ‘해남고구마빵’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는 곳들이 많다. 그곳들은 해남읍에 있는 해남고구마빵 전문점‘피낭시에’의 인기 상품인 고구마빵을 상술에 활용하고 있을 뿐이지 해남‘피낭시에’와는 관련이 없다.
해남‘피낭시에’입장에서는 어이없는 현상이나 한편으로는 원조 빵집으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고, 국제적인 자원으로 변환 활용할 수 있는 큰 자산이 될 수가 있다. 130년 전 파리의 증권거래소 근처 제과점의 제과사 라슨(Lasne)과 ‘피낭시에’가 오늘날 한국에서도 회자 되듯이 해남고구마빵을 만들고 발전시킨 해남 ‘피낭시에’이현미 대표의 이야기는 해남고구마빵과 함께 해외로 전파되면서 해남읍은 관광지로서, 해남 고구마는 세계적인 특산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해남 ‘피낭시에’는 고구마빵 제조에 연간 25톤 이상의 해남 고구마를 사용하고 있다. 이곳저곳에서 생겨나고 있는 ‘해남고구마빵’ 전문점에서 이름만 해남 고구마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해남산의 고구마를 사용하게 되면 해남은 고구마 명산지로서 위상이 높아지는 것과 함께 생산자들의 소득 증대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해남‘피낭시에’는 사기업이지만 공기업의 역할까지 하면에 지역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따라서 해남군에서는 ‘피낭시에’가 아니라 해남군민의 이익을 위해 군차원에서‘해남고구마빵’에 대해 고민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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